<In A Nutshell>

2018 | 감독 Fabio Friedeli | 5분 38초

스위스 감독 Fabio Friedli는 각종 사물 이미지를 스톱모션으로 나열한 영상을 만들었다. 약 6분 길이의 이 작품에서는 소비 중심적인 인류 역사와 그에 대한 비판 의식영상이 드러난다. 작은 씨앗으로부터 출발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작품 속 3,000장의 사물 이미지는 과학의 발전을 거쳐 전쟁, 현대의 소비문화, 약물 오남용, 상품화된 성, 종교, 작금의 SNS 문화 등 인류사 광범위하고 심오한 이슈들을 포착한다.

반으로 가른 빵. 한쪽은 보기만 해도 배부르게 각종 음식 재료가 끝없이 탑을 쌓아가고, 다른 한쪽은 빵이 점점 줄어들기만 한다. 아무런 설명 없는 이 장면으로부터 갈수록 심화하는 빈익빈 부익부에 대한 비판의식을 읽을 수 있다. <In A Nutshell>은 이처럼 사물 이미지를 은유적이고 압축적으로 활용해 작가의 생각을 한 편의 시처럼 전달한다.

작품의 결론은 다행히 파멸로 끝나지 않는다. 사물이 결국 최초의 씨앗으로 돌아감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남기는 것. 재능있는 영화제작자이자 애니메이터, Pablo Nouvelle이라는 이름의 뮤지션이기도 한 Fabio Friedli는 2014년부터 이 작품에 착수했고, 영상은 공개 후 2017, 2018년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그 실험성을 인정받았다.

 

Fabio Friedli 비메오

Pablo Nouvelle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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