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다 보니 놓치고 사는 것들이 있다. 목전에 닥친 일을 해치우기 바빠 과거를 복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뒷전으로 밀린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여지라는 '카르페 디엠'을 입버릇처럼 되뇌지만, 오늘을 수습하는데 경황이 없어 허둥대다가 잠자리에 든다.
겨울에는 에세이 판매량이 올라간다. 설치던 여름이 쇠하고 멜랑콜리한 마음을 어쩌지 못한 가을을 뒤로할 때 에세이는 제 몫을 해낸다. 그러니까 겨울은 독서의 계절이라기보다는 다정한 말소리가 당기는 끼니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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