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Hungry>

2016ㅣ감독 Benjy Brooke ㅣ2분

파란색 피부를 지닌 미래의 여행자가 전기자동차를 타고 사막을 지나가던 중, 배터리가 다해 길 위에 멈춰 선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원전을 찾아 플러그를 꽂아야 하는 상황. 점점 더 길게 늘어나는 전깃줄과 함께 플러그를 꽂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불청객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전기차는 다시 정상적으로 운행될 수 있을까?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애니메이터 Benjy Brooke가 만든 2분짜리 단편 <Power Hungry>에는 온갖 발칙한 상상과 기괴하고 뻔뻔스러운 요소들이 응축되어 있다. 애니메이션의 가장 신선한 감상 포인트라면 단연 엉뚱한 상상력에서 오는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 전개. 머리 위에 요상한 뿔을 달고, 여러 개의 쇠 구슬을 하체에 이어 놓은 듯한 해괴한 비주얼의 주인공과 사막에서 삐거덕거리며 유랑하는 로봇의 등장부터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여기에, 사막을 횡단하는 도중 마주친 돌연변이와의 격투, 끝내 콘센트를 찾아냈지만, 자동차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 버린 전류 등 다소 기괴하고 도깨비 같은 이야기 소스가 더해지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도를 유발한다. 반듯하게 표현한 선과 쨍한 색감을 이용한 발랄하고도 선명한 그림체를 훔쳐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5개월의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마지막으로 사운드 디자이너 Kenny Kusiak의 묘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견고한 사운드 트랙을 입으며 군더더기 없이 감각적인 작품으로 탄생했다.

Benjy Brooke의 신선한 상상력과 귀엽고 뻔뻔스러운 재능이 돋보이는 그림과 애니메이션은 감독의 텀블러와 비메오 계정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Benjy Brooke 비메오
Benjy Brooke 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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