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한 그림체의 귀여운 ‘노랭이’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는 <심슨 가족>은 1987년 폭스TV의 <트레이시 울먼 쇼>(1987~1990)에 등장한 30초짜리 초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시즌28을 이어오며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히려 그 인기는 나날이 치솟아 마지 심슨의 파란색 파마머리를 따라 하고 호머 심슨의 말투를 그대로 복사해 평소 말투로 쓰며, 86시간 동안 연속으로 <심슨 가족>을 시청해 기네스북에 오르는 등 세계 각국의 기상천외한 덕후들을 끊임없이 양산해내고 있다. 이처럼 무려 30년 동안 연재를 이어오며 변치 않는 사랑을 받는 <심슨 가족>의 ‘입덕’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미국 사회를 거침없는 비틀어버리는 풍자적 요소에 있다. 특히나 역대 에피소드들을 보면 유난히 미국의 전, 현직 대통령들이 많이 나오는데, 정치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조심스럽게 다룬다든가 위대한 인물로 묘사하는 건 <심슨 가족>의 사전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00년 3월 19일 <심슨 가족> 시즌11 17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실로 놀라운 예언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해 미국의 경제가 매우 좋지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로부터 정확히 16년이 지난 2016년, 실제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예언은 현실이 되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미래에서 온 심슨’이라 떠들며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2015년 7월 7일 유튜브에 공개된 시즌25 에피소드의 ‘짤방’이다.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보고 이 또한 트럼프의 대통령 출마 선언을 예언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정확한 출마 선언일은 그전인 6월 16일로, <심슨 가족>이 트럼프타워에서의 에스컬레이터 장면을 짤방에 반영한 것일 뿐 예언이 현실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역대 <심슨 가족>에 나온 대통령들을 모두 모아서 편집한 영상이다. 빌 클린턴을 대놓고 ‘섹스 가이’로 소개하는가 하면, 조지 부시의 머리에 풀을 바르고 해괴망측한 가발을 씌우며 골탕을 먹인다. 또 제럴드 포드는 호머 심슨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함께 풋볼 경기를 관람하자고 선의를 베풀더니 넘어지자마자 “D’oh!(젠장)”라고 외치기도 한다. 어느 모로 보나 그리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들이다. 대놓고 웃긴 포인트는 없지만 잘 되짚어보면 어떤 것들을 꼬집고 있는지 풍자적 요소가 떠올라 픽 웃음 짓게 만든다. 앞으로 10년, 20년 꾸준히 이어질 ‘심슨 표 블랙코미디’가 더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