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에세이(Video Essay)는 유튜브가 생긴 이래 사이트의 가장 대표적인 영상 형식 중 하나가 되었다. 단순한 리뷰나 감상에서 벗어나 에세이적 글쓰기와 영상 언어를 자유롭게 합쳐 각종 정보와 이야기, 비평을 전하는 비디오 에세이는 갈수록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영화가 주 소재인 너드라이터(Nerdwriter)나 토니 주(Every Frame a Painting) 등이 이런 채널들을 대표하는 한 편, 게임을 소재로 비디오 에세이를 만드는 채널 또한 늘어나고 있다. 예술 작품이자 매체로써 게임에 많은 의미가 더해지는 와중, 다양한 관점에서 게임을 분석적이고 비평적으로 다룬 흥미로운 비디오 에세이 채널들을 소개한다.

 

Game Score Fanfare

하나의 작품으로서 게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중에는 당연히 음악도 포함될 것이다. 게임 음악은 단순한 배경 음악이 될 수도 있지만, 이를 넘어서 완벽한 OST로서 기능할 수도 있고, 게임 내의 이야기와 상황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게임 음악에 대해 다루는 채널이 게임 스코어 팡파레(Game Score Fanfare)다.

불안을 다룬 인디 게임 <셀레스트>의 음악이 이를 어떻게 들려주는지를 다룬 영상

<저니>, <언더테일>, <배스천> 같은 인디 게임부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같은 AAA 게임(Triple-A Game)*까지 다양한 작품들의 음악을 다루는 채널은 특히 게임의 이야기와 음악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분석적으로 다룬다. 주로 작품론적인 접근이 많지만, 음악이 어떻게 특정한 레벨이나 장면에서 분위기를 만들어 이야기를 전하는지 등 좀 더 자세한 분석 영상 또한 짚고 갈 만하다. 게임에서의 내러티브에 대한 관심과 마찬가지로 그 서사를 다른 방식으로 전할 수 있는 음악 양쪽에 집중하는 채널은 두 영역에서의 분석 모두를 만족시킨다.

* 대형 게임사가 대량의 자본을 투자하여, 기본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게임. 영화의 블록버스터.

 

Snoman Gaming

한편,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비평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레벨 디자인이다. 게임에서 기본적인 청사진 역할을 하는 레벨 디자인은 단지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만은 아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진행, 흐름을 시작으로 게이머들이 게임을 학습하는 과정, 게임 내의 다양한 요소들이 작동하는 방식 등 게임을 경험하는 모든 세밀한 부분들을 ‘설계’하는 것이 레벨 디자인의 역할이다.

‘항아리 게임’으로도 유명한 인디 게임 <게팅 오버 잇>의 ‘좋은 디자인’을 다룬 영상

스노맨 게이밍(Snoman Gaming)은 그러한 레벨 디자인을 위주로 분석하는 채널이다. 주로 <좋은 게임 디자인>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게임들의 레벨 디자인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고 또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동하며 ‘좋은’ 디자인이 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주된 내용이다. 가끔씩은 이와 반대로 ‘나쁜’ 디자인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고, 아니면 게임 내의 보스나 난이도 등 시스템적인 면을 다루기도 한다. 게임마다 각기 다른 레벨 디자인으로 구성된 만큼, 스노맨 게이밍은 그러한 레벨 디자인의 기능에 초점을 두고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게임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Extra Credits

물론, 게임을 단지 작품론적으로만 다루는 건 게임의 수많은 구성 요소와 다양한 장르부터 서사와 미술에 더해 게임 외적 요소인 제작이나 시스템을 비롯해, 게임 자체에 대한 메타적인 접근까지 많은 지점들을 놓칠 수 있다. 그런 거시적인 관점에서 게임 제작자의 시점으로 이를 이야기하는 채널이 엑스트라 크레디트(Extra Creits)다.

‘놀이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게임의 장르에 대해 고찰해보는 영상

게임에 대해 다룰 수 있는 가장 넓고 깊은 주제들에 대해 다양하고 자세히 다루는 엑스트라 크레디트은 특히 실제 제작자들이 만드는 게임 관련 비디오 에세이로서 의의가 크다. 게임이 어떻게 제작되고, 작동하고, 작용하는지 ‘크리에이터’이자 ‘플레이어’로서 심도 있게 다루는 채널은 특히 게임을 즐기는 동시에 분석적으로 자세히 뜯어보며 더 나아가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하다. 게임 제작자로서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방식과 더불어 예술 작품이자 매체로써 게임을 분석하고 비평할 때 접근하는 무수한 방식들을 알 수 있다.

 

Game Maker’s Toolkit

이렇게 다양한 채널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영상을 만드는 곳이 바로 마크 브라운(Mark Brown)의 게임 메이커즈 툴킷(Game Maker's Toolkit)이라고 본다. 앞에서 이야기한 예술 작품/매체로써 ‘게임’에 대해 다양하고 폭넓게 접근하면서도 차근차근 깊이 있게 그 논지를 이끌어가는 채널로, 작품 분석은 기본이고 레벨 디자인과 게임 장르에 대한 깊은 접근이 주특기다. 여기에 AI, 무기, 컨트롤러, 퍼즐, 난이도, 음악 같은 다양한 구성 요소들의 분석과 함께 ‘재미’를 경험하게 해주는 예술 매체로써 게임 자체에 대한 메타적이고 총체적인 비평 또한 채널의 특기다.

‘게임 느낌’에 대해 ‘주스’라는 표현으로 이를 전반적으로 분석하는 영상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던전처럼 한 시리즈의 레벨 디자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피거나, 다양한 장애를 위한 게임 디자인에 대해 탐구하는 것과 더불어, 매년마다 시청자들이 직접 만든 게임들로 진행하는 ‘게임 잼’ 등 채널 내에서도 다양한 시리즈들이 가득하다. 게임 메이커즈 툴킷의 이런 넓고 깊은 비디오 에세이들은 결국엔 게임만이 전할 수 있는 ‘재미’에 대한 관심과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을 테다. 사실 이 모든 게임 관련 비디오 에세이 채널들의 다양한 시선과 탄탄한 분석 모두 그 게임에서의 무한한 재미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했을 것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