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연시에는 한 해의 음악을 결산하는 차트들이 속속 공개된다. 이중 2018년 말 잇따라 발표된 NPR 뮤직, 빌보드, 피치포크 ‘올해의 앨범’ 차트에는 눈에 띄는 공통된 경향이 한 가지 있다. 높은 순위에 모두 여성 아티스트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의 앨범’ 상위 리스트 1~20위권에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 혹은 여성이 보컬이거나 프론트맨인 그룹이 65%나 된다. 전례(2017년 약 40%)와 비교할 때 크게 상승한 수치다. 이는 1~10위 최상위권으로 한정할 경우 68%로 더 높아진다. 3명 중 2명 이상이 여성 아티스트인 셈. NPR 뮤직의 선정 리스트의 경우 아예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 채워져 있다. 세 차트에 전부 이름을 올린 해외 아티스트 및 앨범들을 간략히 돌아보자.

 

티에라 왝 <Whack World>

- NPR 10위 / 빌보드 19위 / 피치포크 9위

Via Discog

필라델피아 출신의 1995년생 래퍼 티에라 왝(Tierra Whack)은 음악이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스트리밍 시대에 발맞추어 과감한 도전을 선보였다. 모든 곡이 정확히 1분으로 이루어진 앨범 <Whack World>를 발표한 것. 그는 전체 15개 수록곡이 하나의 영상으로 이어진 뮤직비디오를 함께 내놓았고, 트랙별로 1분씩 나누어진 영상 15개는 고스란히 인스타그램에 게시됐다. 10대 시절부터 문학적인 가사와 유려한 프리스타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명성을 쌓아온 그는, 2018년 처음 발표한 이 앨범으로 ‘2019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R&B 송 후보에 올랐다.

‘Whack World’ MV

 

티에라 왝 인스타그램

 

 

로살리아 <El Mal Querer>

- NPR 8위 / 빌보드17위 / 피치포크 6위

Via Discog

로살리아(Rosalía)는 글로벌 팝 시장의 라틴 뮤직 열기를 한층 뜨겁게 달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각종 영화제, 음악제, 현대무용에 참여하며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던 그는, 2017년 스페인 전통음악 플라멩코를 팝과 R&B적으로 해석한 앨범 <Los ángeles>로 스페인 앨범 차트 9위에 오른 바 있다. 2018년 발표한 2집 <El Mal Querer(나쁜 욕망)>은 13세기 스페인 이야기인 ‘Romance of Flamenca’를 담고 있다. 이 앨범은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 팬들을 매료시켰고, 플라멩코 특유의 리듬과 선율, 로살리아의 구슬픈 음색이 잘 어우러진 선공개 트랙 'Malamente'는 그에게 ‘2018 라틴 그래미 어워즈’ 2관왕을 안겼다.

‘Malamente (Cap.1: Augurio)’ MV

 

로살리아 인스타그램

 

 

로빈 <Honey>

- NPR 7위 / 빌보드 12위 / 피치포크 4위

Via Discog

스웨덴 싱어송라이터 로빈(Robyn)은 그래미 어워즈에 5차례 노미네이트되고, 스웨덴 그래미 어워즈인 ‘그래미스 어워즈(The Grammis Awards)’에서 11차례나 수상한 베테랑 뮤지션이다. 그가 2018년 발표한 8집 <Honey>는 8년 만의 정규앨범으로, 친한 친구이자 오랜 음악적 동지였던 크리스티앙 팔크(Christian Falk)의 죽음을 계기로 제작되었다. 그러다 보니 앨범은 몽환적인 하우스, 디스코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서늘하고 무거운 무드도 함께 담고 있다. 로빈의 생각과 감정으로 이어진 노래의 가사들은 후반부 ‘Beach2K20’와 ‘Ever Again’에 이르러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 모두를 자유롭게 하는 독백으로 끝을 맺는다.

‘Honey’ MV

 

로빈 인스타그램

 

 

미츠키

- NPR 2위 / 빌보드 11위 / 피치포크 1위

Via Discog

2018년 8월 발매한 5집 <Be the Cowboy>의 전미 순회공연을 전부 매진시키고 내년 2월 내한을 확정한 싱어송라이터 미츠키(Mitski).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일본계 미국인인 그는 어린 시절 터키, 중국, 말레이시아, 콩고 민주 공화국 등 13개국을 떠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접했다. 이후 뉴욕에 정착해 학업과 음악을 병행하던 중 2014년 발표한 3집 <Bury Me at Makeout Creek>을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뒤이은 <Puberty 2>(2016)와 2018년 발표한 앨범으로 매체와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 <Be the Cowboy>는 신선한 시도들을 조합한 사운드와 개별 곡들의 극적인 전개, 솔직한 내면을 깊이 투영한 가사가 인상적인 앨범이다.

‘Nobody’ MV

 

미츠키 인스타그램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

- NPR 3위 / 빌보드 3위 / 피치포크 2위

Via Discog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Kacey Musgraves)는 컨트리 가수지만 컨트리의 낡고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도리어 사회적으로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메시지를 지닌 가사로 주목을 받았다. 머스그레이브스를 유명하게 만든 히트곡 ‘Follow Your Arrow’(2013)의 경우 가사에서 대놓고 동성키스와 마리화나를 권하기도 했다. 2018년 발표한 4집 <Golden Hour>는 가사 외에 음악적으로도 도전적인 시도를 담았다. 수록곡들은 기존 컨트리 곡들과 달리 마치 수려한 팝이나 트렌디한 일렉트로닉 곡과 같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타이틀곡 ‘High Horse’에서는 아예 컨트리 음악의 상징인 카우보이를 신랄하게 비웃는다. 머스그레이브스는 이 앨범과 노래로 ‘2019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 최우수 컨트리 앨범, 최우수 컨트리 노래 및 솔로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High Horse’ MV

 

메인이미지 출처 – 윗줄 세 번째 이미지 로빈 <Honey> 커버, 아랫줄 첫 번째 이미지 케이시 머그레이브스 <Golden Hour> 앨범 커버, 나머지 이미지 Via Discog

 

NPR 뮤직 2018 올해의 앨범 1~10위 페이지

빌보드 2018 올해의 앨범 1~50위 페이지

피치포크 2018 올해의 앨범 1~10위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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