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실내에서 좋은 영화 한 편 보고 싶은 계절이다. 마음에 썩 드는 영화를 찾기 힘들 때는 재개봉 영화에 눈길을 돌려보자. 언제 다시 봐도 좋을 수작들을 극장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 개봉일 순.

 

<브로크백 마운틴>(2005)

- 12월 5일 재개봉 

Brokeback Mountainㅣ2005ㅣ감독 이안ㅣ출연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미셸 윌리엄스, 앤 해서웨이

“때론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

- 잭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에니스

잊을 수 없을 만치 아름답고 가슴 절절한 로맨스를 담고 있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지난 12월 5일 재개봉했다. 전 세계 영화제 141관왕에 오른 영화이자 이안 감독에게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긴 영화, 히스 레저에게는 그 이름을 세상에 알려준 영화다. 과거에 전형적인 남성상으로만 여겨지던 ‘카우보이’를 동성애자로 그려낸 파격과 훌륭한 연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빛을 발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가 개봉한 지는 13년, 히스 레저가 세상을 떠난 지는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에니스’(히스 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의 사랑 이야기는 스크린 너머 여전한 온기와 감동을 전달한다. 광활한 자연을 담은 영상미, 미셸 윌리엄스와 앤 해서웨이의 호연까지 극장에서 다시 만날 기회를 놓치지 말자.

<브로크백 마운틴> 재개봉 예고편

 

<트루먼 쇼>(1998)

- 12월 13일 재개봉

The Truman Show | 1998 | 감독 피터 위어 | 출연 짐 캐리, 에드 해리스, 로라 리니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인사해 두죠.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요.”

- 트루먼

사상 최초로 한 개인이나 가정이 아닌, 회사 법인에 입양된 아이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자기도 모르는 사이 TV 버라이어티 쇼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에 노출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차츰 의심을 쌓아가던 트루먼은 결국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카메라 밖 진정한 자기만의 인생을 찾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시작하는데…. <죽은 시인의 사회>(1989)를 연출한 피터 위어가 감독을, 에단 호크 주연의 SF영화 <가타카>(1997)로 데뷔한 시나리오 작가 앤드류 니콜이 각본을 맡은 영화다. 사실 <트루먼 쇼>의 줄거리는 이제 누구나 잘 아는 고전에 가깝다. 그러나 반대로 모든 이야기를 너무도 잘 알기에, 진정한 삶의 가치를 쟁취하려는 트루먼의 고군분투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다정한 인사가 더욱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트루먼을 연기한 짐 캐리의 선한 웃음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는 휴먼 드라마.

<트루먼 쇼> 재개봉 예고편

 

<러빙 빈센트>(2017)

- 12월 13일 재개봉

Loving Vincent | 2017 | 감독 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맨 | 출연 더글라스 부스, 시얼샤 로넌, 제롬 플린, 에이단 터너
<러빙 빈센트> 스틸컷. 영화 제작 장면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그의 인생은 물론, 영화와 예술의 도전정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두루 화제를 모았던 <러빙 빈센트>가 1년 만에 다시 개봉한다. 영화는 세계 최초로 손으로 그린 유화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오디션을 통해 뽑힌 100명 넘는 화가들이 수년에 걸쳐 고흐의 화풍을 재현한 그야말로 장인정신이 서린 작품이다. 2017년 다양성 영화로는 최초로 4주 연속 흥행수익 1위에 오르고,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 부문에 모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호평을 모두 거뒀다. 영화는 생전 단 한 점의 그림만을 팔며 화가로서 전혀 인정받지 못했던 고흐의 비극을 따라간다. 고흐의 모든 작품을 알지 못해도 익히 알려진 그의 화풍을 따라 살아 움직이는 62,450점의 유화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흐의 삶과 예술에 대한 경외감이 밀려든다.

<러빙 빈센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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