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 가르도(Melody Gardot)는 ‘멋지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가수다. 그는 이제 갓 서른을 넘겼지만 벌써 거장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사람들은 가르도에게 ‘다음 세대 재즈를 이끌 기대주’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에 비견되는 이름들 또한 니나 시몬, 조니 미첼, 에바 캐시디, 매들린 페이루, 노라 존스 등 쟁쟁하다.

난 내가 빵과 와인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가 만일 1cm만 더 왼쪽으로 넘어졌다면 난 여기서 석양을 볼 수 없었을 거야

– ‘Some Lessons’ 중에서

멜로디 가르도가 처음 주목받은 것은 젊은 나이에 고난을 겪고 그것을 이겨낸 인생사 덕분이다.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던 19세의 멜로디 가르도는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SUV 차량과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뇌에 충격을 받고 골반 골절까지 당해 장시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교통사고는 그에게 단기기억상실증, 지독한 만성 신경통, 빛과 소리에 지나치게 민감한 등 숱한 장애를 남겼다. 의사는 그런 가르도에게 음악 치료를 권했고, 그는 병상에서 바로 기타를 들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 데뷔 앨범에 수록된 ‘Some Lessons’(2005)은 그렇게 탄생했다.

‘Some Lessons’
‘Baby I’m Fool’ MV

멜로디 가르도는 사고로 인해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에게는 음악가로서의 꿈이 남아 있었다. 가르도는 9살에 음악을 시작해 16세 나이에 바에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불렀던 경험이 있었다. 당시 그는 듀크 엘링턴, 주디 갈란드, 라디오헤드, 마마스 앤드 파파스 등 재즈와 포크, 록과 팝을 가리지 않고 즐겼다.

멜로디 가르도의 취향은 오늘날 그의 음악 곳곳에 스며 있다. 사고 이후 귀의한 불교도 음악에 영향을 미쳤다. 가르도의 보컬은 깊은 슬픔과 고통을 담아낸 풍성한 감정, 이를 승화한 평화롭고 성숙한 분위기를 동시에 담고 있다. 재즈를 바탕으로 가스펠, 블루스, 포크, 컨트리, 보사노바 등을 다양하게 소화하는 작, 편곡은 그만의 섬세함과 특별함으로 물들었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리메이크
‘La Vie En Rose’ 리메이크

멜로디 가르도가 어두운 공연장에서도 선글라스를 벗을 수 없는 까닭은 빛에 취약한 자신의 눈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여전히 걷는 게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신경 근육의 고통을 덜기 위한 의료기기를 몸에 착용한다. 무대에 앉을 때도 특수한 의자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사고의 후유증은 멜로디 가르도를 누구보다 민감한 아티스트로 만들었고, 그로 하여금 제 나이 이상을 느끼게 하는 섬세한 음악과 사려 깊은 가사를 낳게 했다.

멜로디 가르도의 음악은 비극적인 운명에 대한 고뇌와 생에 대한 의지, 밝은 희망이 공존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의 음악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깊이 감동받는다.

가르도는 2011년 국립박물관 용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2015년에는 4집 <Currency of Men>을 발표했고, 올해 초에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다닌 유럽 10개 도시 투어의 하이라이트를 담아 라이브 앨범 <Live In Europe>을 발매했다.

‘Same To You’(2015) MV
‘Morning Sun’(2018) 라이브

 

모든 이미지 출처 - 멜로디 가르도 페이스북

 

멜로디 가르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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