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창(窓)이 난 공간엔 액자가 필요 없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이 있으니까. 커다란 창문 덕분에 더 좋은, 마포구의 카페 세 곳.

 

프런트데스크

출처 – 프런트데스크 인스타그램 

비슷한 컨셉의 카페들이 너무 많은 요즘, 프런트데스크는 멋스러운 공간이 주는 기쁨을 새삼 깨우는 곳이다. 가구와 조명, 식물을 의외의 조합으로 배치했는데, 모든 요소가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큼지막한 창은 이 공간에 묘한 분위기를 덧입힌다. 창밖 풍경은 매 순간 달라지며 카페의 공기마저 바꾼다.

출처 – 프런트데스크 인스타그램 

특색 있는 원두로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는 물론, 차(茶) 메뉴 라인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쉽게 만나기 힘든 차들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덧붙여 프런트데스크는 카페이면서 소품 편집샵이다. 공간 한편엔 주인이 여행하며 수집한 빈티지 컵과 접시, 독특한 도기와 촛대, 취향이 묻은 책 등 흔히 만날 수 없는 물건들이 자리한다. 고요히 머물 장소가 필요하거나 흥미로운 걸 보고 싶을 때, 이곳은 언제나 좋은 선택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망원로 51 2층
영업시간 13:00~22:00

프런트데스크 인스타그램 

 

 

비로소커피

출처 – 비로소커피 인스타그램 

경의선숲길 하면 연남동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길은 다른 곳으로도 이어진다. 길 따라 신수동까지 오면 비로소커피를 만난다. 이 카페는 로스팅룸과 에스프레소 바(bar)로만 이뤄진 공간이었으나, 작년 여름 손님들을 위해 공간을 넓혔다. 더 길어진 에스프레소 바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환하고 널찍한 공간이 있다. 커다란 두 개의 창밖으론 한갓진 공원 풍경이 보인다. 나무와 풀, 산책하는 사람과 동물들…. 서울에서 이런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경험은 꽤 귀하다.

출처 – 비로소커피 인스타그램 

말했듯 비로소커피의 시작은 큰 로스팅룸과 단출한 에스프레소 바였다. 이는 커피 맛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시간이 흐르고 공간은 넓어졌지만 커피 맛에 대한 이들의 고집은 여전하다. 엄격한 커핑을 거쳐 내놓는 커피에 풍미와 개성이 가득한 건 당연한 일이다. 커피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근사한 카페.

주소 서울 마포구 광성로6길 42
영업시간 10:00~22:00

비로소커피 인스타그램 

 

 

아이들모먼츠

출처 – 아이들모먼츠 인스타그램 

아이들모먼츠(Idle Moments)는 합정과 망원 사이 조용한 골목에 있다. 세월이 느껴지는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면 바깥과 다른 공기가 흐르는 공간이 펼쳐진다. 나무 바닥과 테이블, 의자는 아늑하고, 카페를 채우는 음악은 수선스럽지 않다. 이곳을 여느 카페와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만드는 건, 큰길가로 난 창.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창밖으론 나무의 윗동이 보인다. 잎과 가지는 날마다 형태와 색깔을 바꾸고, 공간에 앉은 이는 그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다.

출처 – 아이들모먼츠 인스타그램 

물론 단정한 음료와 디저트도 훌륭하다. 핸드드립 커피와 모카포트로 추출하는 커피는 부드러운 맛을 내고, 계절에 따라 바뀌는 디저트 역시 정성스럽고 산뜻하다. 2014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이곳엔 금세 만들어질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덧붙여 어제 아이들모먼츠의 영업 종료 공지가 올라왔다. 오랜 시간 그 상권을 지키는 일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을 거다.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주어서 고맙다는 에디터의 마음을 전하며, 아직 열린 곳이므로 편집부 협의 후 그대로 업로드한다. 아이들모먼츠는 올해 12월 17일까지 영업한다.)

주소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93
영업시간 13:00~23:00

아이들모먼츠 인스타그램 

 

 

메인이미지 출처 아이들모먼츠 인스타그램

 

Editor

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