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인기를 모았던 <TV인생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매회 단막극 형태의 새로운 줄거리가 진행되고 등장인물은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래! 결심했어!”라는 대사와 함께 인물이 결정을 내린 후에는, 시청자가 각 선택에 따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TV 인생극장> 중 2편을 요약해서 방영한 <명작극장> 140회(2007)

프랑스 신스팝 밴드 Naïve New Beaters가 발표한 뮤직비디오 <Words Hurt>는 <TV 인생극장>이나 롤플레잉 게임을 연상시킨다. 멤버들이 직접 출연한 이 영상에서 우리는 주인공 ‘David Boring’(David Boring)이 되어 갖가지 양자택일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그때마다 직접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대학 시험에서 ‘커닝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출발하는 영상의 질문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어진다. 우리 선택에 따라 주인공의 인생도 달라진다. 그는 감옥에 갈 수도,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준비된 결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변주되는 경쾌한 비치 하우스(beach house) 풍의 음악도 재미와 중독성 모두 갖추었다.

영상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미국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인생을 통해 미국 패권주의와 정치가들을 풍자하려는 의도를 다분히 내비친다. 마치 게임을 하듯 즐기게 되는 이 뮤직비디오는 각종 단편을 연출한 감독 Romain Chassaing의 작품. 그는 앞서 Naïve New Beaters와 3편의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바 있다. 늘 신선한 소재로 유쾌함을 안기는 Naïve New Beaters의 뮤직비디오는 이들의 홈페이지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Naïve New Beater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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