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라이프스타일’이란 키워드가 중요한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은 한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 혹은 패턴을 의미하며 그 사람의 취향이나 가치관, 삶에 대한 태도를 투영한다. 이 단어가 계속 각광받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는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삶의 중심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의지가 반영된 흐름이다. 누군가를 무작정 따라 하거나 화려한 것을 좇기보다 스스로 사유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며 나만의 것을 개척하려는 욕구가 많은 사람이 소비하고 행동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이처럼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 키워드를 대두로 한 브랜드와 콘텐츠들 역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래는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이 홍수 속을 헤매고 있을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줄 독립 잡지들을 소개한다. 조금씩 하향세를 걷고 있다는 잡지 시장 속에서 화려한 광고나 유명인 없이 오로지 자신만의 색깔로 꿋꿋이 자리를 지켜낸 잡지들이다. 발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을 따르기보다 꾸준한 철학과 취향을 통해 독자들이 삶을 찬찬히 둘러보고 일상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하며 ‘라이프스타일’이란 단어를 더욱 깊이 있게 정립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감각적인 사진과 일러스트까지 덤으로 안겨주는 이 매거진들을 통해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꿀 실마리를 찾아보자.

 

일상에 관한 담백한 고찰, <컨셉진>

10월에 발행된 컨셉진 61호 ‘얼굴’

<컨셉진>은 “당신의 일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집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꾸리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이다. 문구처럼 일상에 관한 진중하고도 담백한 철학을 담고 있으며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일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방법들을 제안한다.

<컨셉진>은 매달 다른 테마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각 호의 주제는 ‘선물’, ‘아지트’, ‘애장품’ 등 일상 속에 존재하지만 가치를 쉽게 잊고 지내는 소재들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당신은 –가요?’와 같은 질문의 형식으로 매호의 주제에 관한 화두를 던지며 독자들이 일상의 일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그 의미를 재발견하도록 이끈다.

컨셉진 58호 ‘그림’ 편에서 독자들에게 던지는 일상에 관한 질문들

<컨셉진>의 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정갈한 사진들은 담백하게 술술 읽히는 글과 어우러져 일상에 관해 다양한 관점을 열어 보인다. 매 호 제안하는 일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세 가지의 행동들은 독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조금 더’ 풍성하게 꾸미는 데 가이드가 되어준다. 독자들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컨셉진>의 진심은 그들이 제안하는 방법들에 진중한 무게를 싣는 동시에 부담스럽지 않은 쉬운 언어로 다가와 마음을 툭 건드린다. 일상을 찬찬히 둘러보고 더욱 다채롭게 채워나가길 원한다면 <컨셉진>에서 말하는 일상 속의 주제들을 함께 생각해보고 실천해보길 추천한다!

 

일은 행복의 조건, <베어 매거진>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일상 대부분을 일하는 데 쏟는 만큼 일과 직업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도한 일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경계를 넘어 침범되기 일쑤다. 이에 맞서 일과 일상 사이에 균형을 찾으려는 ‘워라밸’ 흐름도 나오고 있다. 일이란 일상의 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생계를 위해 버티고 인내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한편으로 허무하기도 하다.

<베어> 매거진 10호 ‘기억’ 표지

<베어> 매거진은 독자들에게 ‘지금 행복하게 일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근본적으로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이 잡지는 그 실마리를 ‘일’에서 찾는다. 다양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의 형식으로 묶어, 일에 대한 진지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말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1년에 4회 <베어> 매거진이 매 호에 싣는 주제는 커피, 빵, 옷처럼 우리 주변에서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작은 소재들로, 이를 만드는 소상공인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호가 진행될수록 소소한 오브제에서 나아가 기억, 빛과 같이 좀 더 추상적이며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주제들로 영역을 넓히기도 한다.

<베어> 매거진에 수록한 사진들은 연출된 부분 없이 인터뷰한 사람들의 일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들이 일하는 현장을 낭만적으로 그리기보다 현실의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비추는 것이다. ‘낭만적인 일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비춘다.’를 모토로 삼고 있듯 <베어> 매거진은 우리에게 낭만적으로 보이던 직업들 역시 많은 고민과 번뇌를 동반하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처럼 <베어> 매거진은 행복과 일의 상관관계에 관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일’이라는 중요한 조건을 어떻게 충족시키며 살아갈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의 삶 안에서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앞으로 남은 생 동안 행복하게 일하는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고민이 될 땐 <베어> 매거진을 펼쳐보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느리게 흘려보내는 법, <어라운드>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 주변의 시간은 조금 느리게 흐릅니다.”

매거진 <어라운드>를 넘기면 항상 바로 눈에 띄는 글귀다. <어라운드>는 사람들에게 닮고 싶은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잡지로, ‘느리게 흘러가는 삶’을 독자들에게 제안한다. 여기서 말하는 ‘느릿함’이란 내 주위에서 스쳐 가는 다양한 것들을 찬찬히 둘러보고, 사소한 것에서도 가치와 행복을 찾는 여유로운 태도를 의미한다.

<어라운드> 54호 ‘언어’ 표지

격월로 발행되는 <어라운드> 매거진은 호마다 주제에 알맞은 사람, 장소, 브랜드, 상점, 여행, 에세이 등을 수록하며 다채로운 구성은 우리 주위에 있는 다양한 것들을 함께 돌아보게 한다. 뿐만 아니라 오후의 나른한 햇빛이 드리운 듯한 포근한 느낌의 사진들과 에디터들의 길고 정성스러운 글은 독자들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도록 잡아 둔다.

물론 <어라운드>가 추구하는 느릿느릿한 삶을 산다는 건 많은 이에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어라운드>가 말하는 삶의 방식에는 ‘닮고 싶은’이라는 표현이 함께 따른다. 비록 이런 삶의 방식을 취하는 건 불가능할지라도 가끔은 주변을 둘러보며 조금씩 쉬어 가는 삶이 <어라운드>가 전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이지 않을까. 잠시나마 여유로운 휴식이 필요할 땐 <어라운드>를 읽으며 주변의 작은 것들을 발견하고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만드는 시간을 가져보자.

 

본문 이미지 출처- 매거진 공식 인스타그램

 

필자소개
Jude (김유영)
텅 빈 무대와 백 스테이지, 사람들 간의 복작거림이 좋아 오랫동안 무대 근처에서 머물고 싶은 아마추어 연출가입니다. ‘아마추어’의 어원은 Amor(사랑)에서 비롯됐다는데, 그 애정 어린 시선을 간직해 공연, 영화, 책 등 다양한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문화예술 큐레이터를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