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조 모로더(Giorgio Moroder)는 이탈리아의 가수,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서 바다 건너 미국의 영화와 음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음악적으로는 ‘디스코의 여왕’ 도나 썸머와 함께 작업하며 1970~1980년대 열풍을 몰고 온 ‘디스코의 아버지’로 불렸고, 할리우드의 영화음악에도 손대며 영화의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영화음악은 보통 그의 자작곡에 영어 가사를 붙인 것으로, 영화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했다. 이 노래들은 큰 인기를 얻어 음원 차트의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그중 몇 곡을 뽑아 아래에 소개한다. 그에 대해 하나 더 덧붙이자면, 그는 88서울올림픽 공식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작곡한 사람이기도 하다.

 

<플래시댄스>(1983)의 ‘Lady Lady Lady’

<플래시댄스>(1983)는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 2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지금은 명감독이 된 제리 브룩하이머의 첫 흥행작이었다. 무려 6백만 장을 판매한 OST 음반에는 ‘Flashdance… What a Feeling’ 등 조르조 모로더의 곡이 여럿 삽입되었다. 그중 싱어송라이터 조 에스포지토(Joe Esposito)가 부른 ‘Lady Lady Lady’는 당시 빌보드 86위로 저조했지만, 로맨스 영화에 자주 삽입되는 명곡이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파티 장면에도 등장했다.

 

<탑건>(1986)의 ‘Take My Breath Away’

이 영화는 개봉 초기에는 냉담한 반응을 얻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폭발적으로 흥행했다. 톰 크루즈를 청춘스타로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조지 모로더(작곡)와 톰 휘트록(작사)이 만들고 뉴웨이브 밴드 베를린(Berlin)이 노래한 ‘Take My Breath Away’는 빌보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영화는 그해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로브상을 휩쓸었다. 데모를 처음 들은 제작진은 이 곡에 맞춰 로맨스 신을 늘렸을 정도로 영화 스토리 전개에도 영향을 주었다.

 

<캣 피플>(1982) ‘Cat People(Puttin’ out Fire)’

원래 극작가인 폴 슈레이더 감독이 1942년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영화 <테스>(1979)로 독특한 매력의 스타로 부상한 독일 배우 나스타샤 킨스키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조르조 모로더의 곡에 뒤늦게 합류한 데이비드 보위가 가사를 쓰고 노래한 이 곡은, 데이비드 보위의 정규 앨범 <Let’s Dance>(1983)에 다시 수록되었다. 이 곡으로 데이비드 보위는 그래미 최우수 록보컬 부문 후보로 올랐고, 뉴질랜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지에서 차트 1위에 올랐다.

 

<네버엔딩 스토리>(1984)의 ‘Neverending Story’

독일의 동화작가 미하일 엔데(Michael Ende)의 동화를 영화화한 독일 판타지 영화로, 미국 배급판에는 오리지널의 오케스트라 타이틀곡 대신 조르조 모로더가 작곡한 동명의 노래가 삽입되었다. 리말(Limahl)이란 예명의 영국 가수 크리스토퍼 해밀(Christopher Hamill)이 부른 노래는, 싱글로 발표되어 영국에서 4위, 미국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에서 6위에 올랐고, 테크노 팝 부문에서 자주 리바이벌되는 인기곡이다.

 

<아메리칸 지골로>(1980) ‘Call Me’

남자 주연의 과도한 노출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출연을 거절한 존 트라볼타 대신 리처드 기어가 스타로 떠올랐다. 영화의 성공에는 조지 모로더가 작곡한 ‘Call Me’를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는 인기 밴드 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의 홍일점 스티비 닉스에게 먼저 제안했지만, 계약서상의 문제로 불발되었다. 블론디의 데비 해리(Debbie Harry)가 작사와 노래를 대신 맡으며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노래는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6주 동안 1위 자리를 지켰고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1위를 차지한 히트곡이 되었다.

 

조르조 모로더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