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앤닉(dom&nic)은 영국의 영상 아티스트 듀오 닉 고피(Nic Goffey)과 도미닉 홀리(Dominic Hawley)의 별칭이다. 이들은 함께 학교를 다니면서 닉의 형이 드러머로 있던 록밴드 슈퍼그래스(Supergrass)의 뮤직비디오 ‘Mansize Rooster’(1995)를 제작한 것을 계기로 일찍 영상 제작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듀오와의 협업을 모색할 만큼 영상의 스토리라인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슈퍼그래스에 이어 영국의 일렉트로닉 듀오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와 데이비드 보위가 고객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이들이 제작한 나이키 광고가 1999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명성을 공고히 했다.

도미닉 홀리(좌), 닉 고피(우) Via shootonline

돔앤닉은 케미컬 브라더스의 두 번째 앨범 <Dig Your Own Hole>(1996)의 첫 번째 싱글 ‘Setting Sun’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이래 20여년 동안 이들과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VFX 스튜디오 The Mill과 함께 팀워크를 이루면서 미래지향적인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함께 제작한 대표적인 뮤직비디오 다섯을 뽑았다.

 

<Free Yourself>(2018)

The Chemical Brothers 'Free Yourself' M/V

“AI들이 음악과 댄스를 처음 접하면 사람들과 다르게 반응할까?”라는 콘셉트로 VFX 스튜디오 The Mill과 함께 8개월 동안 작업하여 로봇들이 인간처럼 파티를 벌이는 내용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로봇 중에는 케미컬 브라더스 듀오의 모습을 한 로봇도 등장하므로, 주의해서 찾아보길 바란다(타이틀 이미지의 좌우에 있는 로봇이 케미컬 브라더스다). 이 곡은 2019년에 발표된 신작 앨범 <No Geography>에 수록되었다.

 

<Midnight Madness>(2008)

The Chemical Brothers 'Midnight Madness' M/V

2008년에 발표한 이 뮤직비디오에는 현란한 몸동작의 ‘고블린’이 등장한다. 그는 쓰레기통에서 나와 빌딩 사이를 가볍게 돌아다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 브레이크댄스를 춘다. 고블린을 연기한 다니엘 이라바카(Daniel Ilabaca)는 아무런 장비 없이 맨발과 맨손으로 도시의 장애물 사이를 이동하는 파쿠르(Parkour)의 고수로, MTV 주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세계 파쿠르 협회를 설립한 주역 중 한 명이다.

 

<The Salmon Dance>(2007)

The Chemical Brothers 'The Salmon Dance' M/V

<We Are the Night>에 수록한 두 번째 싱글로, 래퍼 Fatlip이 피처링했고 영국 싱글차트 27위에 올랐다. 어항 속의 다양한 물고기들이 노래하고 춤을 춘다는 독특한 콘셉트의 뮤직비디오로, 2007년 MTV 유럽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맨 마지막 어항 속의 다이버 인형에 케미컬 브라더스의 모습이 보인다.

 

<Believe>(2005)

The Chemical Brothers 'Believe' M/V

그래미상을 받은 다섯 번째 앨범 <Push the Button>(2005)에 수록한 두 번째 싱글로, 인디록 밴드 블록 파티(Bloc Party)의 리드싱어 켈리 오케릭(Kele Okereke)이 피처링했고 영국 싱글차트 18위에 올랐다. 뮤직비디오는 하루 종일 기계와 씨름하는 공장 노동자, 자신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기계에 대한 노이로제를 담았다. 이 뮤직비디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해 MTV 유럽 뮤직비디오상을 받았다. 영상 중간 스치듯 등장하는 컴퓨터 모니터에 속에서 케미컬 브라더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1분 54초).

 

<Block Rockin’ Beats>(1997)

The Chemical Brothers 'Block Rockin' Beats' M/V

케미컬 브라더스가 영국을 벗어나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곡으로, 두 번째 앨범 <Dig Your Own Hole>의 두 번째 싱글이다. 이 곡은 영국 싱글차트 1위에 올랐고, 그래미상 최우수 록인스트루멘탈 연주상을 받았다. 첫 싱글 ‘Setting Sun’에 이어 돔앤닉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여, 스토리가 있는 뮤직비디오라는 호평을 들으며 MTV 유럽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뮤직비디오부터 케미컬 브라더스의 멤버 두 명이 함께 카메오로 등장하는 전통이 시작되었다.

 

돔앤닉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