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기침이 나고 목이 메마른 이런 추운 날씨엔 따뜻하고 달콤한 R&B 음악이 제격이다. 오늘날에는 해외 못지않은 높은 퀄리티의 R&B 신보들이 계속해서 쏟아진다. 이 중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소재로 한 신보들을 골라 소개한다.

* 최신 앨범 순으로 작성

 

아거 <첫눈> (2018.11.16)

아거(AGER)는 과거 ‘파이(PIE)’라는 이름으로 작곡 활동을 했던 싱어송라이터다. 2015년 정식 데뷔 이후 R&B를 기조로 발라드, 팝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펼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MC스나이퍼가 이끄는 스나이퍼사운드와 계약하고 바로 싱글앨범 <알고 싶어>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첫눈’은 첫눈을 맞으며 “나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너”와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상대는 떠나고 없지만 첫눈이 떠올려준 기억만으로 따뜻함을 느끼는 화자의 감성이 아거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영롱한 키보드 사운드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거 ‘첫눈’ MV

 

아거 인스타그램

 

 

택 <생일 축하해요> (2018.11.15)

온더레코드 소속의 택(TAEK)은 조금 특별한 시선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생일 축하해요’의 주인공은 가수인 택도 아니고, 택이 사랑했던 사람도 아니다. 아픈 기억을 가진 ‘누군가’다. 그는 수많은 사람을 사랑했고, 사랑한 사람들과 가슴 아프게 이별하기도 했을 것이다. 가사의 화자는 가상의 존재를 위로한다. “오늘은 당신의 날이”라고. 그러니 생일이든 생일이 아니든 “생일 축하”한다고. 몽환적인 반주 위에 차분하게 얹은 택의 목소리가 마치 우리를 위로하는 것만 같다.

TAEK ‘생일 축하해요’ MV

 

인스타그램

 

 

이바다 <Blue Ocean> (2018.11.13)

싱어송라이터 이바다는 이전에 발표한 <Pink Ocean>과 <Black Ocean>에 이어, 컬러 연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앨범인 EP <Blue Ocean>을 발매했다. 바다의 본래 색깔인 블루처럼 앨범의 노래들은 인생의 자연스러운 단면들을 담아낸다. 앨범 타이틀 ‘수채화’는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다. 새벽 풍경에서 사랑의 기억을 소환해 수채화로 그리던 “나”는 결국 상대가 “내 옆에 없”음을 깨닫고 괴로워한다. 건반의 재지한 반주 덕에 노래는 물처럼 부드럽게 흐르다가도, 이바다의 허스키한 보컬이 만나 슬픈 감정으로 급격히 치닫는다.

이바다 ‘수채화’ MV

 

이바다 인스타그램

 

 

술탄 오브 더 디스코 <Aliens> (2018.10.30)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이하 술탄)는 5년 만에 정규 2집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 중 한 곡인 ‘통배권(Feat. 뱃사공)’은 훵크, 소울, 디스코 사운드를 그들다운 그루브와 유머 감각으로 소화한 노래다. 나머지 타이틀 ‘사라지는 꿈’은 서정적이고 처연한 무드가 깃들어 있다. 하지만 앨범에는 숨겨진 타이틀이 하나 더 있다. 앞서 싱글로도 공개되었던 ‘미끄럼틀(Feat. SUMIN)’이다. 인디와 메이저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수민이 보컬은 물론 송라이팅까지 도맡은 곡으로, 사랑에 빠진 남녀의 진지한 고백을 담았다. 평소의 술탄에게서 들을 수 없는 트렌디한 알앤비 음악이지만, 술탄으 보컬 나잠 수의 수민의 호흡은 어색하기보다 달콤하기만 하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미끄럼틀’ MV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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