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타자로 등장한 <주온>의 ‘카야코’ 캐릭터

일본의 J-호러가 세계적인 콘텐츠로 발전한 데에는 <링>(1998)과 <주온>(2002)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들은 해외에서 리메이크되며 J-호러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로 발전했다. 당시 일본 호러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くろさわきよし) 감독에게서 영화를 배우던 조감독 시절의 시미즈 다카시(しみずたかし)는 두 편의 단편영화 각본을 썼는데, 구로사와 감독의 지원으로 이를 TV용으로 제작하였다. 이들 두 편은 이듬해 Kansai TV의 인기 프로그램 <학교괴담 G(学校の怪談G)>에 편성되더니, Toho(東宝)의 <링>(1998)의 성공에 고무된 라이벌 영화사 Toei(東映)에 의해 곧바로 장편영화로 제작되었다.

단편 호러 <Katasumi>(In a Corner)

<주온>은 폭력적인 남편에게 무참히 살해된 엄마 ‘카야코’, 아이 ‘토시오’, 그리고 그들이 키우던 고양이 원혼의 저주를 기본 스토리라인으로 한다. 메인 캐릭터 셋 모두 타카시 감독의 단편 <Katasumi>와 <4444444444>에서 최초로 등장하였고, 단편에 출연했던 배우를 똑같이 캐스팅하여 저예산 장편영화 <주온>을 제작했다. <링의> 개봉보다 4년 늦은 2002년 개봉한 영화 <주온>은 엄청난 흥행을 일으키며 일본에서 모두 아홉 편이, 미국에서 <Grudge>라는 제목으로 세 편이 제작된 대표적인 J-호러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단편 호러 <4444444444>(Ten Fours)

<링>의 사다코, <주온>의 카야코와 토시오는 모두 J-호러를 대표하는 원혼 캐릭터들이다. 이들은 일본 프로야구의 시타와 시구를 맡을 정도로 인기 캐릭터가 되었고, 2016년에는 이들 모두가 등장하는 크로스오버 영화 <사다코 대 카야코>가 제작되기도 했다. <주온>의 할리우드판 리메이크 버전인 <Grudge>는 총 세 편이 제작되었고 2019년부터는 리부트 시리즈가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