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Jazz>(1978) 커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재조명받은 록밴드 퀸(Queen)의 노래들은 재즈와 별 인연이 없는 편이다. 퀸의 정규 7집 <Jazz>는 제목과 다르게 재즈와 아무 상관이 없다. 심지어 이 앨범의 수록곡 ‘More That Jazz’의 가사에서는 “재즈 좀 그만 들으(No more of that jazz)”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퀸을 대신한 다른 뮤지션들이 퀸의 노래를 다양한 종류의 재즈로 변주했다. 여기 퀸과 재즈를 모두 품은 노래들을 만나보자.

 

티에리 랑 ‘Bohemian Rhapsody’ 외 3곡

스위스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티에리 랑(Thierry Lang)이 2000년 발표한 앨범 <Guide Me Home>의 보너스 CD에는 퀸의 노래가 실려 있다. 모두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작곡한 이 곡들은 티에리 랑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서정적인 편곡을 가미한 피아노 독주곡으로 재탄생했다. 퀸의 최고 히트곡 ‘Bohemian Rhapsody’와 한국인이 사랑하는 노래 ‘Love of My Life’, 그 밖에 ‘You Take My Breath Away’와 프레디 머큐리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함께 부른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까지 총 4곡이다.

티에리 랑 ‘Bohemian Rhapsody’
티에리 랑 ‘Love of My Life’

 

게이코 리 ‘We will rock you’

재일교포 3세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 가수 게이코 리는 커리어 초기 퀸의 노래를 불러 명성을 얻었다. 1995년 일본에서 데뷔해 2003년 첫 자작곡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주로 스탠더드를 불렀던 그는, 이 시기 닛산(Nissan) 광고 음악으로 브라이언 메이(Brian May)가 작곡한 ‘We will rock you’도 불렀다. 영상을 보다시피 게이코 리의 서늘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안개 속을 달리는 자동차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2001년 싱글앨범으로 발표되었던 이 노래는, 다음 해 게이코 리의 베스트 앨범 <Voices – The Best of Keiko Lee>에 수록되었다. 당시 일본에서 재즈 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오리콘 차트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게이코 리 ‘We will rock you’가 쓰인 닛산 광고 영상

 

비렐리 라그렌 ‘We are the Champions’, ‘We will rock you’

프랑스 재즈 기타리스트 비렐리 라그렌(Biréli Lagrène)은 집시 기타의 달인으로 손꼽힌다. 열다섯 살 때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갓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쳔재 베이시스트 자코 패스토리우스와 함께 유럽 투어를 했다.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집시 기타의 전설 장고 라인하르트의 아들 바빅 라인하르트(Babik Reinhardt)와 합주를 펼치기도 했다.

명반으로 꼽히는 그의 독주 앨범 <Solo: To Bi or Not To Bi>(2006)에는 ‘Deauville en ville’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곡에서는 퀸의 노래 ‘We are the Champions’, ‘We will rock you’가 엘빈 드레이크(Ervin Drake)의 ‘It Was A Very Good Year’와 함께 연이어 연주된다.

비렐리 라그렌 ‘Deauville en ville’

 

칼라 사바 ‘A Kind of Magic’

보사노바의 고장인 브라질의 배우이자 가수 칼리 사바(Karla Sabah)는 로저 테일러(Roger Taylor)의 곡인 ‘A Kind of Magic’을 불렀다. 이 노래는 앞서 여러 브라질 뮤지션이 참여해 퀸의 노래를 불렀던 컴필레이션 <Bossa Queen>(2008)에 수록되었다가 1년 후 그의 3집 앨범 <Cala a boca e me beija(입 다물고 내게 키스나 해)>에 재수록되었다.

칼라 사바 ‘A Kind of Magic’

 

메인 이미지 출처 퀸 공식 홈페이지

 

Writer

차분한 즐거움을 좇는다. 그래서 보고 들은 것과 일상에 대한 좋은 생각, 좋아하는 마음을 글로 옮긴다. 학부 시절 네이버 파워블로그에 선정된 후 쓰기를 이어와 현재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웹진 <음악취향Y>, 잡지 <재즈피플>, 신문 <아주경제> 등에 글을 기고한다. 누구나 늘 즐겁기를 바란다. 너무 들뜨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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