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재조명받은 록밴드 퀸(Queen)의 노래들은 재즈와 별 인연이 없는 편이다. 퀸의 정규 7집 <Jazz>는 제목과 다르게 재즈와 아무 상관이 없다. 심지어 이 앨범의 수록곡 ‘More That Jazz’의 가사에서는 “재즈 좀 그만 들으(No more of that jazz)”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퀸을 대신한 다른 뮤지션들이 퀸의 노래를 다양한 종류의 재즈로 변주했다. 여기 퀸과 재즈를 모두 품은 노래들을 만나보자.
티에리 랑 ‘Bohemian Rhapsody’ 외 3곡
스위스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티에리 랑(Thierry Lang)이 2000년 발표한 앨범 <Guide Me Home>의 보너스 CD에는 퀸의 노래가 실려 있다. 모두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가 작곡한 이 곡들은 티에리 랑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서정적인 편곡을 가미한 피아노 독주곡으로 재탄생했다. 퀸의 최고 히트곡 ‘Bohemian Rhapsody’와 한국인이 사랑하는 노래 ‘Love of My Life’, 그 밖에 ‘You Take My Breath Away’와 프레디 머큐리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함께 부른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까지 총 4곡이다.
게이코 리 ‘We will rock you’
재일교포 3세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재즈 가수 게이코 리는 커리어 초기 퀸의 노래를 불러 명성을 얻었다. 1995년 일본에서 데뷔해 2003년 첫 자작곡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주로 스탠더드를 불렀던 그는, 이 시기 닛산(Nissan) 광고 음악으로 브라이언 메이(Brian May)가 작곡한 ‘We will rock you’도 불렀다. 영상을 보다시피 게이코 리의 서늘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안개 속을 달리는 자동차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2001년 싱글앨범으로 발표되었던 이 노래는, 다음 해 게이코 리의 베스트 앨범 <Voices – The Best of Keiko Lee>에 수록되었다. 당시 일본에서 재즈 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오리콘 차트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비렐리 라그렌 ‘We are the Champions’, ‘We will rock you’
프랑스 재즈 기타리스트 비렐리 라그렌(Biréli Lagrène)은 집시 기타의 달인으로 손꼽힌다. 열다섯 살 때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갓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쳔재 베이시스트 자코 패스토리우스와 함께 유럽 투어를 했다.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집시 기타의 전설 장고 라인하르트의 아들 바빅 라인하르트(Babik Reinhardt)와 합주를 펼치기도 했다.
명반으로 꼽히는 그의 독주 앨범 <Solo: To Bi or Not To Bi>(2006)에는 ‘Deauville en ville’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곡에서는 퀸의 노래 ‘We are the Champions’, ‘We will rock you’가 엘빈 드레이크(Ervin Drake)의 ‘It Was A Very Good Year’와 함께 연이어 연주된다.
칼라 사바 ‘A Kind of Magic’
보사노바의 고장인 브라질의 배우이자 가수 칼리 사바(Karla Sabah)는 로저 테일러(Roger Taylor)의 곡인 ‘A Kind of Magic’을 불렀다. 이 노래는 앞서 여러 브라질 뮤지션이 참여해 퀸의 노래를 불렀던 컴필레이션 <Bossa Queen>(2008)에 수록되었다가 1년 후 그의 3집 앨범 <Cala a boca e me beija(입 다물고 내게 키스나 해)>에 재수록되었다.
메인 이미지 출처 퀸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