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계절이 찾아왔다. 괜스레 허전한 마음은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며 위로하자. 쌀쌀한 공기 속에서도 보석처럼 빛나는 신보를 모았다.

 

*최신 앨범 순으로 작성

 

Paul Blanco <Last>(2018.10.27)

Paul Blanco(폴 블랑코)는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한 작업물만으로 이미 기대를 모았던 뮤지션이다. 창모, 딥샤워 등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한 작업물로 호평받은 그는, 얼마 전 발매된 더 콰이엇의 정규 9집 <glow forever>에 참여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10월 27일, Paul Blanco가 첫 싱글 <Last>를 발표했다. 다른 뮤지션과 작업한 곡들에선 중독성 강한 훅으로 인상을 남긴 그였지만, ‘Last’에선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재지한 비트, 섬세한 보컬, 커버 사진을 포함한 컨셉에서 풍기는 무드는 세련되게 어우러진다. 남다른 감성과 실력을 갖춘 이 뮤지션이 힙합신에 불러올 새로운 바람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Paul Blanco ‘Last’

 

Boycold <YOUTH!>(2018.10.25)

그야말로 ‘무섭게’ 떠오르는 프로듀서를 말할 때 Boycold(보이콜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Sik-K의 EP <BOYCOLD>를 프로듀싱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가장 젊고 트렌디한 음악을 만들고 있다. 얼마 전 소니뮤직코리아에 합류한 Boycold가 싱글 <YOUTH!>를 발표했다. 그가 처음 제 이름으로 내놓은 이 싱글엔 단숨에 귀를 잡아끄는 요소들이 퍽 많다. 공간감이 두드러지는 비트는 듣는 이를 들뜨게 하며, 래퍼 하온, 쿠기, 비와이가 뱉는 랩과 훅은 유쾌하고 산뜻하다. 젊음이 뿜어내는 생기로 꽉 찬 이 싱글은 프로듀서 Boycold가 걸어갈 길을 주목하게 만든다. 덧붙여 그의 노래 앞에 붙는 시그니처 사운드는 “Hey boy! It’s cold”이며, 목소리 주인공은 뮤지션 윤하라고.

Boycold ‘YOUTH!’

 

윤지영 <문득> (2018.10.16)

싱어송라이터 윤지영은 지난해 여름 첫 데뷔 싱글 <나의 그늘>을 별도의 프로모션 없이 알리며 주목받았다. 얼마 전 발매한 새로운 싱글 <문득>에서는 한층 섬세하고 세련되게 정제된 그만의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과도한 수식이나 감정의 과잉 없이 담백하게 전하는 가사와 통통 튀는 기타 리프는 잘 어우러지며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난 영원한 맘을 사랑하나 봐/이미 비에 젖은 마음도 좋아”라며 낮은 어조로 내뱉는 윤지영의 보컬은 차분하고 담담해서 더욱 마음에 남는다. 플라스틱 파크(plastik park)가 주관하는 신인 발굴 음반 프로젝트 ‘Beams’를 통해 발매한 앨범.

윤지영 ‘문득’ MV

 

250 <이창> (2018.10.09)

250은 음악, 영상, 그림 등 다양한 아티스트로 구성된 단체 비스츠앤네이티브스(Beasts And Natives Alike) 소속 프로듀서다. 최근 다큐멘터리 시리즈 <뽕을 찾아서>의 호스트를 자처하며 서울 구석구석을 누볐던 그가 첫 결과물로 싱글 <이창>을 공개했다. 앞서 다큐멘터리 영상에서도 예고했듯 ‘으짜으짜’하는 ‘뽕짝’ 리듬에 일렉트로닉, 힙합 등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속성의 선율을 입체적으로 쌓은 곡. 절묘하고도 전위적인 곡만큼이나 실험적 요소로 다분한 뮤직비디오도 흥미롭다. 덧붙여 <이창>은 내년 초 발매 예정인 그의 앨범 <뽕>에 수록될 싱글이다. 영상을 보면서 곧 나올 앨범의 분위기를 미리 짐작해보자.

250 ‘이창’ MV

 

까데호 <옆에> (2018.09.25)

까데호(Cadejo)는 ‘김반장과 윈디시티’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던 김재호, 밴드 ‘세컨 세션’의 기타리스트 이태훈, 그리고 ‘김오키 뻐킹매드니스’의 드러머 최규철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트리오 밴드다. 이들은 올해 5월 데뷔 EP <MIXTAPE>을 발매하고 공연, 콜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음악에는 기본적으로 경쾌하고 그루브한 리듬이 흐른다. R&B, 재즈 발라드, 팝의 느낌을 조화롭고 트렌디하게 섞어내는 것도 밴드 까데호만의 장기다. 아티스트 정기고와 함께한 이번 트랙 <옆에>는 까데호의 협업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곡. 물을 타듯 부드럽게 흘러가는 연주 앙상블에 얹힌 정기고의 감미로운 음색은 더할 나위 없다. 곡의 나른한 바이브가 매력적으로 담긴 영상을 감상해보자.

까데호 ‘옆에’ MV

 

재달 <Period>(2018.09.14)

리짓군즈는 힙합신에 자신들의 자리를 조용하지만 야무지게 그려가는 크루다. 멤버들은 비슷한 정서를 가진 듯하면서도 분명히 다른 개성을 드러내며 인상적인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다. 재달은 그중에서도 두드러지는 아티스트. 그는 언제나 음악에 관해서 만큼은 결코 양보하지 않으며, 오리지널리티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드러내 왔다. 지난 9월 발매한 EP <Period>에선 더 깊어지고 확장한 그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이 앨범엔 기타와 드럼 등 다채로운 악기를 활용한 사운드, 뮤지션의 성찰을 고스란히 담은 가사, 읊조리듯 담백한 래핑이 모두 들었다.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가득한 앨범.

재달 ‘Tree’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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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