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독(Kim MoonDog)은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국내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드로잉, 일러스트, 패턴 등을 활용하여 사진을 시작했다. 특히 뮤지션들의 빈티지한 사진 작업으로 유명한 그는 디지털이나 필름, 그래픽 등 도구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따라 촬영한다고 밝혔다. 초기 작업의 경우 인물을 그래픽의 한 요소로 활용해 신체 일부를 패턴화시키거나 텍스트와 이미지를 엮은 작업도 많았으며, 본인 스스로가 모델이 되어 실험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독특한 작업세계를 지닌 김문독의 사진들을 만나보자.

김문독 작가

그는 사진 속 피사체를 사람에서 사물, 혹은 다른 무언가로 변형시키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허구적 세상 속 인물에게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강요하지 않는다. 사진 위에 글을 덧대거나 그림을 그렸으며, 색감을 과감하게 조절하거나 신체 일부를 패턴화시킴으로써 피사체를 그래픽의 한 요소로 완벽하게 치환했다. 그럼에도 그의 사진에는 피사체에 대한 일관된 애정, 묘한 따뜻함과 긴장감이 동시에 감돈다.

그는 인디 신에서 유명한 뮤지션들의 프로필과 앨범 커버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결과물들과는 달리, 무형의 결과물인 음악은 강력한 위로를 남긴다고 작가는 말한다. 뮤지션들과 작업을 하며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음악과 이미지 간의 조화로, 곡을 200번가량 들으며 작업한다고 한다. 모든 뮤지션들과의 작업을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특히 인상에 남았던 뮤지션은 최근 앨범을 발매한 카코포니(Cacophony)라고 한다. 한 인터뷰에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은 친절한 사람이라고 답한 적 있는 그는 카코포니와의 대화와 음악으로부터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새소년
키썸
예서
카코포니

현재 LGBTQ+ 문화를 이끌어가는 에이전시 네온밀크(neonmlik)는 드래그 퀸 공연을 주최하고, 젊은 LGBTQ+ 아티스트들과 함께 매거진을 만들기도 한다. 그는 매거진의 첫 번째 이슈에 작가로 참여하였으며, 드래그 퀸 공연 때마다 포토그래퍼로 함께하고 있다. 국내 드래그 퀸 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담아내는 그는 드래그를 통해서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말하며, 두 가지로 구별되는 성별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드래그 퀸의 화려하고 과장된 의상과 화장, 포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프레임 속에 아름답게 담아낸다.

매거진 <네온 밀크> issue 1-2 by Kim MoonDog
NEON MILK 1st Anniversary
드래그 퀸 모어
드래그 퀸 나나

스스로 불안정한 사람이라 말하는 그는, 불안정해서 예술을 할 수 있고, 불안정함이 예술에 가능성을 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작업하기를 소망하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본문, 메인 이미지 ⓒ김문독, 출처 김문독 인스타그램)

 

Writer

낭만주의적 관찰자. 하나의 위대한 걸작보다는 정성이 담긴 사소한 것들의 힘을 믿는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있으며, 종종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물건을 만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공간, 예술로 삶을 가득 채우고자 한다.
박재성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