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Cosmopolitan

미국 출신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유일무이한 팝 아이콘으로 불리며 음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셀러브리티다. 누군가는 아직도 그를 생고기 드레스 혹은 난해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데뷔 당시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어필하던 레이디 가가는 현재 성공한 뮤지션이자 약자의 편에 서는 사회운동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끊임없는 시도로 유일무이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최근 그는 배우에 도전해 좋은 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두 작품을 통해, 팝스타 레이디 가가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보고자 한다.

<레이디 가가: 155cm의 도발> 공식 예고편

 

 

<레이디 가가: 155cm의 도발>

레이디 가가의 5집 제작 과정부터 연기 활동 그리고 사생활 모두를 밀착으로 취재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레이디 가가: 155cm의 도발(Lady Gaga: Five Foot Two)>은 그에 대한 선입견을 대번에 깨트리는 작품이다. 팝스타가 으레 느낀다는 명성의 허망함을 날카로운 연출로 가감 없이 묘사한다. 도입부터 그는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잠옷을 입고, 자신의 넓은 저택을 오픈하여 한순간에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경계를 허문다. 곧이어 가족과 지인의 경조사에 참석하며 모두와 다를 바 없이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챙기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Lady Gaga ‘Joanne (Where Do You Think You’re Goin’?) (Piano Version)’

5집과 동명의 타이틀 트랙, Joanne(죠앤)은 돌아가신 레이디 가가 고모의 이름이다. 그는 루푸스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모와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던 아버지, 조부모의 아픔을 기리고자 곡을 만들어 그대로 앨범에 간직했다. 5집은 그렇게 이별과 같은 상처를 받아들이고 때로는 치유하면서, 보다 더 개인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그에서 비롯한 당당함을 어필한다. 당연히 음악 자체도 차분해졌다. 이전의 청량한 일렉트로니카는 뒤로하고 투박한 컨트리 록, 아메리카나 사운드를 자연스레 소화한다.

출처 - IMDb

새로운 시도의 원동력은 자신감에 있다. 그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음악업계에서 당해야 했던 부당대우, 곱지 않은 시선을 가감 없이 토로한다. 특히 거물급 남성 프로듀서들이 본인을 대상화하는 것에 반감을 드러내고, 부딪힘이 생길 때마다 항상 자신이 주도권을 얻고자 싸웠다고 한다. 동시에 업계에서 ‘여성으로’ 자리 잡고 싶다고 밝힌다. 스스로 단점을 받아들이고,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자 함이 그녀의 사명이다.

출처 - The A.V. Club

이외에도 만성 섬유 근육통으로 고통받으며 재활 치료를 받는 과정, 전 약혼자와 이별하면서 겪은 아픔을 진솔하게 그려냈다. 매번 무대에서 100% 이상의 에너지를 소화했던 이면에서 끊임없는 인내가 그를 지탱하고 있던 것이다. 동시에 국가의 가장 큰 행사에서 자신의 음악 커리어를 총망라했던, 슈퍼볼 하프타임쇼의 비하인드 컷도 확인할 수 있다.

 

 

<스타 이즈 본>

두 스타의 성장과 몰락을 다룬 영화, <스타 이즈 본>(A Star Is Born, 2018)에서 레이디 가가는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작은 동네에서 간간한 삶을 살아가는 ‘앨리’ 역을 맡았다. 드랙바에서 샹송을 부르던 그는 인기 록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을 만나 곧 데뷔하게 되고, 꿈꾸던 팝스타의 삶과 동시에 위태로운 사랑을 이어간다. 영화는 그의 연기와 노래를 통해 레이디 가가의 실제 삶을 투영하고 있다.

<스타 이즈 본> 예고편

레이디 가가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배우 혹은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허름한 바에서 공연을 하거나 밴드로 활동하는 등 꾸준히 그 꿈을 이어갔지만, 레이블에 오디션을 보러 가면 하나같이 그의 외모를 지적하며 조롱당하기 일쑤였다. 이번 영화에도 등장하는, 그가 ‘코가 크다’라며 지적당하는 이야기는 사실 <스타 이즈 본>의 이전 버전에서 이어진 설정이다. 극에서 엘리는 데뷔 이후 원하는 음악보다는 레이블에서 요구하는 이미지를 고수하고, 틀에 짜인 역할을 반복하면서 점차 미디어가 주목하는 ‘이상적인 팝스타’가 되어간다. 레이디 가가 또한 그런 강요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유명해진 이후 그는 자연스레 약물과 알코올에 더 의존하고 정신 질환에도 시달리기도 했다. 극 중 잭슨 메인이 유명세를 견디지 못하고 약물 오남용에 피폐해져 가는 모습과도 유사하다(곡 Shallow, Maybe It’s Time의 가사 내용). 또한 레이디 가가 본인이 연인과의 긴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부분과, 극의 두 남녀관계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성공하면 자연스레 관계가 불안해지는 것 또한 같은 본질을 다루고 있다. 앨리를 스타로 만들어 준 것은 잭슨이었지만, 성장에 있어서는 앨리의 주체성이 더 강했다.

Lady Gaga, Bradley Cooper ‘Shallow’

영화에서 앨리가 펼치는 퍼포먼스는 완벽에 가깝다. 샹송을 부르고, 잭슨 메인의 도움으로 관객들 앞에서 처음 노래를 부를 때에도 탄탄한 라이브와 애드리브를 펼친다. 그런 레이디 가가 보컬의 탄탄한 안정감은 곧 영화에 엄청난 몰입도를 부여하고, 순식간에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든다. 그는 레이디 가가가 아닌, 앨리의 입장에서 모든 곡을 만들었고 덕분에 모든 곡이 각기 다른 스타일에서도 극의 내러티브에 절묘하게 맞게 흘러간다.

Lady Gaga ‘Look What I Found’

복고풍 디스코(Why Did You Do That?), 1집 <The Fame> 시절의 일렉트로니카(Hair Body Face), 소울풀한 R&B 넘버(Heal Me), 절절한 70년대풍 록 발라드(Always Remember Us This Way, I’ll Never Love Again), 네오 소울(Look What I Found) 등 과거와 현재의 모든 장르를 시도하면서도 흐트러짐이나 어색함이 전혀 없다. 레이디 가가의 실제 디스코그래피와 크게 거리를 두지 않았고, 특히 뒤에 나열한 록 사운드는 앞서 소개한 5집을 연상케 한다. 계속해서 꿈과 희망, 주인공들의 다짐을 전하는 노랫말들은 장면 하나하나를 자연스럽게 이어주기까지 한다.

 

 

스타의 탄생, 곧 우리의 이야기

레이디 가가는 두 팝스타의 역할을 모두 소화해냈다. 가수로서 본인의 아픔과 다짐을 담은 이야기를 곡에 풀어내고, 배우로서 소신과 자신의 성장기 그리고 극 중 캐릭터의 감정을 대변하여 완벽한 퍼포먼스로 담아냈다. 실제로 영화의 무대 장면은 그의 의지에 따라 립싱크가 아닌 라이브로 진행되었다.
두 작품은 모두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무대를 배경으로 시작과 끝을 마무리한다. 대중의 관심으로 성장하고 그들의 무관심으로 정체하는 스타의 삶. 과도한 이미지의 소비를 경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그릇에 맞는 역할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때 대중은 스타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그들도 당연히 인생의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그 스타가 바로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신은 이미 스타일지도 모른다.

 

 

Writer

실용적인 덕질을 지향하는, 날개도 그림자도 없는 꿈을 꾸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