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주로 사랑과 헌신으로 아들을 키워내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세상엔 사람들의 수 만큼 다양한 엄마들이 있다. 헌신적이기지만 이기적인 엄마, 매정한 엄마, 미숙한 엄마 등 많은 사람들이 말하길 꺼려 왔던 엄마의 얼굴, 그리고 그런 엄마의 아들 이야기를 풀어본다.

 

1. <마더>

Motherㅣ2009ㅣ감독 봉준호ㅣ출연 김혜자, 원빈, 진구, 윤제문

<설국열차>, <살인의 추억> 의 봉준호 감독의 스릴러 영화로 2009년 칸 영화제 공식 초청, 2010년 미 아카데미 시상식에 외국어영화상 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등 국내외 유명 영화제를 모조리 휩쓸었다. 철부지 아들 도준이 여고생 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아들이 세상 전부인 엄마는 그 세계가 무너지지 않게 필사적이다.

극 중에서 엄마는 이름이 없다. 개인으로서의 엄마는 드러나지 않으며, 오로지 아들을 통해서만 엄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게 영화의 포인트다. 봉 감독은 자칫 그릇되어 보일 수 있는 모성을 도덕 위에 올려놓으며 모성애의 끝판을 보여준다. 체력을 비축해놓고 보시길. 막이 내리는 순간 진이 빠질지도 모르니까.

영화 <마더> 예고편

ㅣ영화보기ㅣN스토어Cinefox유튜브

 

2.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ㅣ2011ㅣ감독 린 렘지ㅣ출연 틸다 스윈튼, 에즈라 밀러, 존 C. 레일리

동명의 소설 <We Need To Talk About Kevin>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모성은 당연한 것’이라는 신화에 의문을 제기한다.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인생이 바뀐 에바는 엄마로서의 삶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미숙한 엄마의 불행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되고 아들 케빈은 애정을 갈구하는 괴물이 된다. 감독은 케빈이 보여주는 극단적인 증오를 통해 엄마의 사랑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역설하는 듯도 하지만, 사랑받지 못한 아이라고 하여 모두 케빈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해석이 분분하니 꼭 확인해 보시길.

영화 <케빈에 대하여>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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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룸>

Roomㅣ2015ㅣ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ㅣ출연 브리 라슨, 제이콥 트렘블레이, 조안 알렌

영화 <룸>은 아버지가 친딸을 24년간 감금, 성폭행했던 ‘요제프 프리츨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전개, 강렬한 메시지 전달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은 수작으로, 이 작품은 아카데미 등 2015년 각종 영화 시상식을 휩쓸었다. 특히 배우 브리 라슨은 이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믿고 보는 배우에 등극했다.

‘룸'은 물리적인 감옥인 동시에 스스로 깨고 나가야 할 심리적 감옥이기도 하다. 극악한 이중의 감옥에서 엄마는 아들이 세상으로 통하는 창구가 되고, 아들은 엄마의 열쇠가 되어 준다. 둘은 함께 있기에 두렵지 않았고, 결국 세상으로 탈출한다.

영화 <룸> 예고편

ㅣ영화보기ㅣN스토어CinefoxGomtv | 

 

4. <마미>

Mommyㅣ2014ㅣ감독 자비에 돌란ㅣ출연 앤 도벌, 앙투완 올리비에 필롱, 수잔 클레망

칸이 사랑한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의 영화. 감독은 2014년 67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89년생이라는 나이로 젊은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20살 때 직접 주연을 맡은 연출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에 이어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존재인 엄마와 아들의 관계를 그려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매 영화마다 과감한 미쟝센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마미>에서는 1:1 화면비를 인물의 심리를 대변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극심한 조울증을 겪는 아들과 싱글맘으로 생계와 아들의 돌봄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엄마. 절망의 연속에서 서로 극단으로 내몰고 또 지탱하는 모자. 위태로운 이들의 관계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영화 <마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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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폭스캐처>

Foxcatcherㅣ2014ㅣ감독 베넷 밀러ㅣ출연 채닝 테이텀, 스티브 카렐, 마크 러팔로

<머니볼>을 연출한 베넷 밀러 감독의 작품으로 미국 굴지의 재벌가인 듀폰 가에서 벌어진 실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듀폰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거대한 부를 상속받은 ‘존 듀폰(스티브 카렐)’. 그러나 막대한 부와는 별개로 그는 어딘가 결핍이 있는 인물로, 결국 그 결핍이 한 촉망 받는 레슬러를 죽음으로 몰아 넣는다. 존 듀폰과 형을 사랑하면서도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레슬링 유망주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의 심리와 그들을 둘러싼 상황을 밀도 높은 침묵으로 그려낸 작품.

채닝 테이텀, 마크 러팔로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 속에서 단연 빛났던 것은 평생 어머니의 인정을 받기 위한 외로운 투쟁을 해온 존 듀폰 역의 스티브 카렐. 주로 코믹한 역할을 맡아왔던 그는 어머니와의 일그러진 관계 속에서 점점 망가져가는 한 남자의 모습을 열연, 그간의 필모그래피를 단번에 잊게 만들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생애 첫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영화 <폭스캐처>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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