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요즘의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다. 추운 계절이 오기 전, 개미는 겨울에 대비해 매일 열심히 음식을 모으고, 배짱이는 나 몰라라 열심히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마침내 찾아온 겨울. 개미는 모아 놓은 음식을 먹으며 추운 겨울을 버틴다. 그렇다면 배짱이는? 개미에게 먹을 것을 구걸하던 옛날 베짱이들과 달리, 오늘날의 배짱이는 꾸준히 노래를 부르며 앨범도 내고 영화도 찍고 글도 쓰며 누구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수많은 개미들의 삶이 보편화 된 현실 속에서도 자기만의 뜻을 굽히지 않고 말그대로 배짱 좋게 나아간 배짱이들은 이제 일에 지친 개미들에게 따뜻한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이 됐다. 바로 영화 <배짱이들>의 등장인물이자,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며 계절을 보내는 코로나, 플랫핏, 강백수다. 한때 베짱이 신세를 떠올리며 몇 번의 겨울을 보내기도 했을 이들은 이제 저마다 한층 포근하고 즐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배짱이들>

For your youthㅣ2015ㅣ감독 정훈ㅣ출연 이인세, 강백수, 송형준, 최휘찬, 정솔

대학가요제 대상 출신이자 밴드 코로나의 보컬을 맡은 이인세, 그와 함께 하는 드러머 최휘찬. 자칭 ‘문학의 요정’이라 소개하는 시인 겸 싱어송라이터 강백수. 네 명 중 맏형이자 새로운 멤버들과 플랫핏 활동을 시작한 송형준. 홍대 인디 신에서 나름 이름 좀 알려온 네 명의 인디 뮤지션과 이들의 지인인 정훈 감독이 모여 다큐멘터리 영화 <배짱이들>을 찍기로 한다. 그러나 막상 영화의 시작은 각자 일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공연하는 모습 같은, 과연 영화가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만큼 평범하고 뻔한 모습들 뿐. 그러다 우연히 ‘haenyu91(해녀91)’이란 닉네임으로 올라온 라이브 동영상에 꽂힌 뮤지션들은 음악 활동을 핑계로 그가 살고 있다는 제주도로 무작정 떠난다. 그렇게 엉뚱한 제주도 로드 무비가 펼쳐지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인디 뮤지션들이 품고 있는 음악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가 하나둘씩 드러난다. 넉넉하진 않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좇아 배짱 있게 걷기로 한 청춘 뮤지션들이 제주도에서 마주친 현실과 고민은 무엇일까. ‘리얼’ 뮤지션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영화와 함께 배짱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해보자.

▲ <배짱이들> OST ‘Not Too 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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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CORONA)

(왼쪽부터) 장민우(일렉기타), 이인세(보컬, 기타), 최휘찬(드럼), 천혜광(베이스) Via 코로나 페이스북, 사진 zzikkoo

작년 <슈퍼스타K 2016>으로 TV에 처음 얼굴을 비춘 코로나는 시청자들에게 그저 낯선 신인이었다. 그러나 2013년부터 홍대 카페와 클럽 등지에서 꾸준히 공연과 버스킹을 해온 코로나는 인디 신에 다분히 이름과 실력을 알려온 밴드다. 코로나의 주축인 보컬 이인세는 2010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으며 당당히 가능성을 입증한 실력파다. 앞서 이인세 밴드로 이인세와 함께 호흡을 맞춰온 천혜광의 베이스와 최휘찬의 드럼 역시 서툴지 않은 역량을 가늠케 하는 단단한 멜로디를 들려준다. 기타리스트 장민우 역시 밴드에 빼놓을 수 없는 화려한 일렉 기타 사운드를 보탠다. 아직 정식 앨범을 발매하지 않은 코로나는 버스킹에서 꾸준히 불러온 '너의 손잡고'와 '햇살이 떠오르는 곳', 'With You' 등 자작곡 8곡을 모아 2014년 데모앨범을 낸 바 있다. 그중 <슈퍼스타K> 첫 예선에서 큰 호응을 얻은 ‘너의 손잡고’에서 밝고 감성적인 멜로디와 가사를 추구하는 코로나의 분위기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코로나 ‘너의 손잡고’ live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개기일식으로 태양 주변이 어두워졌을 때 더욱 빛나는 코로나처럼, 밴드 코로나는 고된 세상에서 더욱 밝게 빛날 수 있는 음악을 지향한다. 그래서 달콤한 팝과 모던 록을 섞은 코로나의 음악은 더욱 희망찬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코로나의 자작곡이자 유일한 공식 음원인 'Can't take my eyes off you'는 더욱 의미가 깊다. 2015년 청년 음악가들의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된 ‘BC카드 스트리트박스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정식 음원으로 발매하게 된 곡으로, 에디 킴의 피처링과 함께 한층 성장한 코로나표 팝을 들려준다. 물론 음원과 상관없이 여전히 공연장에서 활발하게 노래하는 코로나의 진면목은 역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어야 제대로 알 수 있다.

▲ 코로나 'Can't take my eyes off you' (feat. 에디킴 Eddy Kim) live

코로나 페이스북

코로나 인스타그램

코로나 유튜브

 

플랫핏(Flat Feet)

(왼쪽부터) 김지훈(기타), 김충희(드럼), 송형준(보컬), 박정후(베이스)

2010년 곽진언과 송형준 듀오로 시작한 플랫핏은 이제 어엿한 4인조 밴드가 됐다. 2013년 솔로의 길을 선택한 곽진언이 <슈퍼스타K 6> 우승을 하면서 플랫핏이 더욱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 사이 송형준은 원맨밴드로 플랫핏을 계속 이어오면서 홍대 공연장을 활발히 누벼왔다. 듀오 시절 곽진언과 송형준이 ‘평발’이라는 이유로 이름 붙인 플랫핏은 평발인지 아닌지 모를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밴드의 모습을 갖췄다. 그렇게 완성된 밴드 플랫핏은 송형준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를 필두로, 싱어송라이터 김바둑으로도 활동 중인 김지훈의 일렉 기타와, 싱어송라이터 신선비로도 불리는 박정후의 베이스, 프로듀서로도 활동하는 김충희의 드럼 사운드를 모아 온전한 어쿠스틱팝 밴드로 변신했다. 이들이 2016년 초 레이블 홀림과의 첫 결과물로서 내놓은 싱글 곡 ‘너’는 포크락과 발라드를 중심으로 들려주던 듀오 플랫핏이 본격적으로 밴드로서의 음색을 갖추기 시작한 곡으로, 리드미컬한 비트와 세련된 풀 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플랫핏 '너'

싱글 곡을 공개하고 꾸준히 공연과 앨범 작업을 병행해온 플랫핏은 마침내 2016년 10월 첫 EP앨범을 발표했다. 특히 타이틀곡 ‘사내연애’는 재치 있는 노랫말과 편안한 멜로디로 플랫핏만의 유쾌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리더이자 프런트 맨인 송형준의 음악적 방향성과도 일치하는 대중 친화적인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난 곡이다. 그래서 플랫핏은 더욱 친근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준다. 종종 ‘평균 나이 30줄을 넘어선 아재’라고도 소개하는 이들의 유머를 유쾌한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만나보자.

플랫핏 '사내연애' MV

플랫핏 페이스북

플랫핏 유튜브

 

강백수

출처- 강백수 페이스북

2008년 계간〈시와 세계>를 통하여 시인으로 먼저 등장한 강백수는 동시에 음악을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다. ‘백수와 조씨’라는 팀으로도 활동해온 그는 2013년 첫 정규 앨범 <서툰 말>을 발표하며 솔로 뮤지션으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한 강백수의 노래에는 가장 ‘배짱이’스럽게 들리는 그의 이름 ‘백수’에서부터 느껴지는 유머와 솔직함이 잔뜩 녹아 있다. 그 투박하리만큼 솔직하고 정겨운 노랫말과 음악이 곧 강백수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는 2014년 앨범과 동명의 책 <서툰 말>을 발간하며 여전한 문학적 재능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이러한 면모는 노랫말에서도 빛을 발한다. 특히 1집 타이틀곡 ‘타임머신’은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고 마는 노랫말과 강백수의 담백한 목소리가 가장 돋보이는 곡이다.

강백수 ‘타임머신’ MV

한편 꾸준히 작가 겸 강연가로서 재능을 발휘하던 강백수는 에세이 <사축일기>(2015)로 직장인의 애환을 재치 있게 달래고, 최근 발간한 책 <몸이 달다>(2017)로는 몸을 소재로 더 넓은 개인의 일상을 위로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마치 자전적인 이야기를 녹여낸 듯한 그의 음악은 자기 자신을 위로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보고싶었어’, ‘남자사람’ 같은 싱글 곡을 공개하며 한층 음악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온 강백수는 2016년 서른을 맞이했고, 정규 2집 앨범 <설은>을 발표했다. 그가 스물 일곱부터 서른이 되는 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이야기를 정성스레 노래로 엮은 것이다. 이 노래들 역시 설익은 나이를 고민하는 수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서른 하나가 된 강백수가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밴드와 함께 어떤 위로의 이야기를 부를지 직접 확인해보자.

강백수 '24시 코인 노래방' MV

강백수 페이스북

강백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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