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아트(BioArt)’는 최근에 생긴 예술사조로 물질 대신에 생명체를 다루는 생물학(Biology)과 예술(Art)의 두 분야가 서로 협력하여 탄생한 새로운 장르다. 이는 미술의 소재가 주로 살아있는 생물체로 이루어져 있거나 생체 실험실에서와 유사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말한다.

 

에두아르도 카츠(Eduardo Kac)

브라질에서 태어난 에두아르도 카츠는 최초로 ‘유전자 변형 예술(트랜스제닉 아트)’이라는 용어를 도입한 작가이며 현재는 미국에서 활동한다. 그는 흰 토끼에게 해파리의 형광 유전자를 주입하여 평소에는 다른 토끼들과 다를 것이 없지만 특정 대역의 빛 아래에서는 형광 녹색으로 색이 변하는 토끼를 만들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사회적 관심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바이오 아트는 꼭 동물에만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동물의 범주를 넘어 식물, 심지어 인간에게 표현하기도 한다. 에두아르도 카츠는 식물세포 원형질과 본인의 혈액에서 분리한 유전자를 융합하여 꽃잎 부분에 핏줄 같은 붉은 잎맥으로 발현된 유전자 변형 꽃을 만들기도 하였다.

<Alba, the fluorescent bunny> Photo - Chrystelle Fontaine 
자신의 혈액의 DNA를 식물에 융합한 Edunia. 2003/2008. Collection Weisman Art Museum. Photo - Rik Sferra

 

헬렌 채드윅

헬렌 채드윅은 인간 ‘배아’의 발전 단계를 사진으로 찍어 천체의 행성과도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 이처럼 동물을 넘어 사람을 대상으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Nebula>(1996) via ‘artscatalyst’ 
<Wreath to Pleasure No 12>(1992–1993) via ‘artnet

 

얄릴라 에사이디(Jalila Essaidi)

네덜란드 출신 작가 얄릴라 에사이디의 작업은 한층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 그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해 생명체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동시에 환경 보전을 위해 대체 가능한 원료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그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방탄 피부(bulletproof skin)’를 발명했는데, 염소젖에 거미줄을 더해 만든 물질로 강철보다 10배나 강하다.

거미 실크와 염소젖으로 만든 방탄 피부 via ‘durango herald’ 

아사이디는 또한 소 배설물로 화려한 옷들을 만들어냈다. 소가 먹은 풀에서 섬유소를 추출한 것으로 직물을 만들어 옷을 지으면 자연분해가 가능해져 버려지는 옷에서 나오는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소의 배설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모델 via ‘연합뉴스’ 

또한 그는 방탄 피부의 원재료이기도 했던 거미 실크에 코발트 크롬을 합쳐 심장 모양을 만들어냈다.

거미 실크와 코발트 크롬으로 만든 심장 모양 via ‘Jalila essaidi’ 

 

로라 신티

로라 신티(Laura Cinti)는 장미를 화성에 보내는 실험실을 만들었다. 장미를 행성 모의실험실에 6시간 동안 놓아두고 전 과정을 관찰하는 실험이었는데, 온도는 영하 130℃에서 60℃를 오르내렸고, 기압은 지구의 1%밖에 되지 않는 환경이었다. 그는 또 선인장을 이용한 실험도 했는데 유전자 전이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었다. 이 실험으로 그는 인간의 유전자를 선인장에 주입한 후 그 가시가 머리카락처럼 변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선인장 프로젝트 via ‘this is alive’ 

 

헌터 콜

유전공학을 전공한 헌터 콜(Hunter Cole)은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문화의 상관 관계를 다루는 과학자이자 예술가다. 그의 <살아있는 드로잉(Living Drawing)>(2010)은 삶과 죽음의 사이클을 박테리아를 통해 그리고 있다. 빛을 발하는 박테리아 안에 자신의 DNA를 집어넣은 후, 그것이 점점 자라고 커가다가 사라지는 것을 필름으로 담아냈다.

형광박테리아를 이용하여 그린 드로잉 via ‘clotmag’ 

 

스텔락

‘신체는 고루하다(The human body is obsolete).’ 호주 커틴대 교수이자 행위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스텔락(Stelarc)이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그는 연약한 인간 신체의 능력을 향상하고 인간과 기계와의 친화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자신의 신체와 기계장치를 결합한 퍼포먼스를 발표해왔다. 그중 1982년에 발표한 <제3의 팔(The Third Arm)>과 자신의 팔에 귀를 이식한 <팔 위의 귀(Ear on Arm)>(2007)는 전 세계 미술계와 각종 매체의 이목을 끌었다.

자신의 팔에 이식한 귀를 보여주는 행위예술가 스텔락 교수. <Ear On Arm>, Venice International Performance Art Week, 2016, Photo - Piero Vi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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