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찾는다면 전시를 관람하며 예술을 넘어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누릴 수 있을 듯하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주제는 ‘좋은 삶’.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생각과 지성을 공유하는 현장으로 기획해 다양한 관객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미술관 1층에 자리한 ‘아고라’ 공간은 비엔날레 기간 동안 대화와 토론이 펼쳐지는 공론의 장이다. 그리고 전시장으로 들어가면 먼저 만나게 되는 작품은 민세희 작가의 <모두의 인공지능>. 변화하는 기술환경에서 인공지능이 과연 모두의 것이 될 수 있는지, 그렇다면 그 모두는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총 16개국 68개 아티스트 팀이 참여했고, 전시장에는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좋은 삶에 대해 탐구한 결과물이 전시됐다.
특히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의 활약이 눈에 띄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 네 팀의 예술가 그룹과 그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보물섬 콜렉티브

보물섬 콜렉티브의 작품 설치 전경

보물섬 콜렉티브는 김동찬, 민성홍, 송민규, 최진요, 하석준, 황경현 6명의 작가들이 모인 프로젝트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들이 선보인 작품 <니에트! 니에트! 니에트!>는 김동찬의 조각 작품인 <단독 드리블>, 안테나를 상징적 오브제로 활용한 민성홍의 설치 작품 <안테나 새>, 낮보다 환한 밤의 풍경을 그린 송민규의 회화 <어둠의 속도>, 하석준의 미디어 설치 작품 <종교는 믿는 것, 기술은 이해하는 것>, 최진요의 만화 연재 <글을 쓰는 사람>, 황경현이 전시장 바닥에 그린 회화 <평m2>를 한 공간에 전시한 것. 6명의 작가가 임시 예술공동체를 만들어 찾고자 했던 ‘보물’은 무엇일까? 전시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각 전시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믹스라이스

믹스라이스의 작품 설치 전경

조지은과 양철모, 두 작가로 구성된 믹스라이스는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은 팀. 이들은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이주’라는 상황에 대해 사진과 영상, 만화를 통해 작업해왔고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이 주제를 식물에 비유해 선보였다. 이번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 전시한 것은 <오백 명의 남자들과 게임 그리고 경품: 면봉 한 봉지, 냅킨 한 봉지, 볼펜 한 자루, 설탕 1kg짜리 한 봉지, 액자, 소금 1kg 한 봉지, 감자 한 봉지>라는 긴 제목의 영상 작품으로, 믹스라이스가 한 이주민을 통해 접하게 된 VHS 비디오가 모티브가 됐다. 1999년 4월 마석에서 처음 열린 방글라데시 축제를 소재로 한 이주민 공동체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삶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이다.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 무중력지대 양천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 무중력지대 양천의 작품 설치 전경

전시장에는 의미 있는 문구로 가득한 텍스트 작업도 눈에 띈다.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는 2012년 설립되었고, 교육, 일자리 등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대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독립단체. 그리고 올해 설립된 무중력지대 양천은 청년커뮤니티 지원과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마련한 청년들의 공유 공간이다.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 무중력지대 양천이 선보인 <충분히 잘 살고 있습니다 – 낱장들>, <충분히 잘 살고 있습니다 – 얼굴들>, <2018 청년독립선언>은 사회에서 흔히 질서로 굳어진 좋은 삶이 아니라 청년들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좋은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 대학 졸업과 취업, 결혼으로 이어지는 판에 박힌 질서에서 벗어난 새로운 질서에 대한 고민과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신도시

신도시의 <낮잠 특급>

2015년 결성한 신도시는 뮤지션 이병재와 사진가 이윤호, 두 사람이 만난 팀이자 그들이 운영하는 공간의 이름이기도 하다. 신도시 공간은 평소에 바로 운영되며 그 밖에 공연과 파티, 상영회, 기획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또 이들이 설립한 SDS 프로덕션에서는 음반, 출판물, 영상물을 기획, 제작하고 있다. 신도시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 선보인 <낮잠 특급>은 독특한 관객참여형 작품. 3층의 크리스탈 갤러리에 별도 마련된 공간 내부로 들어가면 마치 놀이기구 같은 탈 것이 자리하며 이곳에서 다양한 시청각 장치들을 동원해 흥미로운 휴식 체험을 제공한다. 공간을 운영해온 그룹답게 전시장을 독특한 휴식 공간으로 변주한 작품이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서울로미디어캔버스
관람료 무료

홈페이지

 

 

Writer

잡지사 <노블레스>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사람과 문화예술,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글을 쓴다. 저서로는 10명의 ‘일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한 에세이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보내셨어요?>와 여행서 <Tripful 런던>, <셀렉트 in 런던>이 있다.
안미영 네이버포스트 
안미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