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클래식 명문 학교 줄리어드 스쿨(Julliard School)은 시대의 조류에 부응하여 1905년 개교한 이래 95년 만인 2000년부터 재즈를 교과목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학교 졸업생 윈튼 마살리스(Wynton Marsalis)가 매니징 디렉터로 있는 링컨 재즈센터(JALC, Jazz At Lincoln Center)와 교류를 시작하여, 2004년부터 재즈에 특화한 과목과 학위를 개설했다. 초기에는 링컨 재즈센터 출신의 교수진으로 구성하였지만, 곧이어 럿거스 대학(Rutgers University)에서 27년 간 재즈 피아노를 가르친 케니 배런(Kenny Barron)을 영입하였다. 그는 현존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 가장 서정적인 멜로디와 즉흥 연주력을 겸비하였다고 공인되는 거장이다.

줄리어드 동료 교수인 마크 셔먼(Mark Sherman)이 케니 배런을 소개하는 영상

케니 배런은 수많은 재즈 스타를 낳은 필라델피아 출신이다. 19세 때부터 고향에서 직업적인 재즈 피아니스트로 나서 곧바로 뉴욕의 재즈클럽 파이브 스폿(Five Spot)으로 진출했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피아노 연주력을 인정받아 제임스 무디, 유세프 라티프, 디지 길레스피 등 수많은 재즈 뮤지션의 콤보에 참여했다. 그의 명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시기는 스탄 게츠와 함께 한 4년(1987~1991)이다. ‘The Sound’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게츠는 가장 서정적이고 매혹적인 소리의 테너 색소폰 연주자였지만, 간암과 투병하며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었다. 비슷한 스타일의 두 사람이 함께 협연한 음반과 실황은 재즈 역사상 가장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탄 게츠과 함께 연주한 ‘Soul Eyes’(1990). 게츠가 사망하기 1년 전으로 건강이 많이 악화된 상태로 보인다

케니 배런은 고향인 필라델피아에서 고등학생 때부터 마일스 데이비스의 드러머 필리 조 존스(Philly Joe Jones)의 밴드에 고용되면서 더 이상의 진학 기회를 놓쳤다. 뒤늦게 뉴욕에서 대학(Empire States College)에 진학하여 학업과 직업연주를 병행하며 35세에 학위를 땄다. 그리고는 바로 럿거스 대학에 채용되어 그곳에서 27년간 재즈 피아노를 가르쳤으며, 연주자의 생활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50여 장의 음반을 출반했다. 그 후에는 줄리어드 스쿨의 교수로 특채되었으며, 마이애미 대학교(Frost School of Music)에서도 틈틈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트리오를 이뤄 연주한 ‘Triste’(2015)

그는 현존하는 재즈 피아노의 거장 중 재즈의 정통성을 벗어난 적이 없이 40여 년간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아홉 번이나 그래미상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한 적은 없었다는 점이다. 75세가 된 올해에는 블루노트로 이적한 후 첫 앨범 <Concentric Circles>를 내고 교육자와 연주자를 병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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