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디쉬 갬비노의 ‘This Is America’ 뮤직비디오가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총기 남용 문제, 인종 차별, 경찰 폭력 등 미국 사회의 아픈 이면을 꼬집은 까닭이다. 전 세계가 영상 곳곳에 숨은 은유적 의미를 해석하느라 분주할 즈음 영화 <디트로이트>가 국내 개봉했다. <디트로이트>는 1967년 폭동으로 뜨거웠던 디트로이트, 알제 모텔에서 울려 퍼진 세 발의 총성 뒤에 가려진 시간을 쫓는 추적 스릴러다.

차일디쉬 갬비노 ‘This Is America’ 뮤직비디오 캡쳐(좌), 영화 <디트로이드> 스틸컷(우)

 

(영화 <디트로이트>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종간 대립이 심화되던 1967년 디트로이트, 백인 경찰이 무허가 술집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그곳에서 파티를 열던 흑인을 모조리 체포하는 일이 일어난다. 항의 시위는 대규모 폭동으로 이어지고, 탱크와 총을 든 군인(그들 대부분은 백인 남성이다)들이 거리를 점령한다. 그러던 어느 밤, 알제 모텔에서 총성이 울린다. 투숙객 중 한 명이 억압에 고통받는 흑인의 심정을 느껴보라고 쏜 공포탄 세 발은 곧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그들은 곧 모텔에 들이닥쳐 야만적인 취조를 시작한다.

경찰들은 저격수를 찾아낸다는 명분 하에 흑인 투숙객들을 붙잡아 복도에 일렬로 세우고 폭행과 협박을 저지른다. 급기야 무고한 생명을 살해하고도, 용의자들이 자신들의 총을 빼앗으려 했다며 사건을 은폐한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관객을 옥죄는 심문의 밤이 지난 뒤 세 명의 흑인이 희생되고 끝내 총은 발견되지 않는다. 정당방위를 주장한 경찰들을 무죄로 풀려나고 그날의 비극을 증언한 이들은 삶과 희망마저 짓밟힌 채 딜레마를 안고 살아간다. 영화가 보여주는 건 거기까지다. 누군가의 장난감 총에서 시작된 총성이 사이코패스 같은 경찰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빌미를 만들어주었다는 것. 판결 이후 승리의 쾌감을 느끼며 담배를 나눠 피우는 백인 경찰들의 태연자약한 모습은 진정 분노와 충격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인 이유를 납득할 대목이다.

<디트로이트>를 연출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세상의 변화에 힘을 실어주고 상처 입은 사람에게 치유가 되길 바랐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오늘날, 곳곳에서 인종 차별주의를 꼬집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숙제로 남아 있는 미국 사회 내 인종 갈등을 드러내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미국 사회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결국 형태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영화 <디트로이트>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비상식적 일들은 여전히 다른 모습과 형태로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니까, 너무 적나라해서 불편한 이 영화를 끝까지 봐야 하는 건, 오늘날에도 지속되는 차별의 현실을 방관하거나 묵인하지 않으며 맞서 싸우기 위해서다.

<디트로이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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