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든 영상이든 카메라에 포착된 이미지는 그 리얼함만으로 갖는 묵직한 힘이 있다. 영화사 100여 년이 흘러 현실 이상의 가상이 넘쳐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리얼리즘을 바탕에 둔 다큐멘터리가 꾸준히 제작되고 소비되는 까닭이다. 경기 북부 한반도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펼쳐져 더욱 의미 있는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올해 10주년을 맞이해,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세계 다양한 정치사회 이슈들을 날것의 리얼한 시선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트레일러

DMZ국제다큐영화제는 남과 북이 갈라진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에서 펼쳐진다는 상징성을 근간으로, 평화와 소통 그리고 생명의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들을 소개해와 세계인들과 함께하는 축제다. 이번 영화제는 10회를 맞아 문화예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10인으로부터 추천받은 ‘내 인생 최고의 다큐 10’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강수진(국립발레단장),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리스트), 심상정(국회의원), 승효상(건축가), 장강명(작가) 등이 각자 자기 분야, 관심 이슈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내 인생 최고의 다큐 10’ 소개영상

 

개막작

<안녕, 미누>

Coming to You, Minu | 감독 지혜원 | Korea | 2018 | 91min | DCP | Color
<안녕, 미누> 스틸컷

개막작 <안녕, 미누>는 네팔인 ‘미누’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려 18년 동안 한국에서 살아온 이주노동자 미누는, 이주노동자 밴드의 보컬로 활동하고 KBS 외국인 예능대회 대상, 정부의 감사패를 받는 등 남다른 재능으로 한국 사회에 적응하였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정권이 바뀌며 정부는 미누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임을 들어 그를 강제 추방한다. 고국 네팔로 들어가 사회적 기업가가 되었지만 여전히 한국을 잊지 못하는 미누. <안녕, 미누>는 ‘글로벌’, ‘다문화’를 앞세우는 21세기 한국이 실제로 이주민을 대하는 소통 문제를 다룬다.

<안녕, 미누> 트레일러

 

경쟁 부문 – 국제경쟁

DMZ 국제다큐영화제의 경쟁 부문은 국제경쟁, 아시아경쟁, 한국경쟁, 청소년경쟁 네 부문으로 나뉘어 영화를 소개한다. 그중 국제경쟁은 지난 한 해 세계 각국 다양한 다큐멘터리의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섹션이다. 올해의 경쟁 부문에는 104개국 910편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예심 심사를 거쳐 단편 2편과 장편 11편, 총 13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알레포 함락>

Aleppo’s Fall | 감독 니잠 나자르 | Norway, Denmark, France | 2017 | 85min | DCP | Color
<알레포 함락> 스틸컷

2010년 ‘튀니지 혁명’으로 촉발하여 현대사 가장 극적으로 번져 나간 아랍권 민주화 시위, 이른바 ‘아랍의 봄’. 아랍의 봄 여파로 시리아에서도 반정부 운동이 시작되지만 이후 혁명의 성취 대신 찾아온 것은 기나긴 내전뿐이었다. 감독은 시리아 북부의 도시 알레포에서 반군과 동고동락하며 전쟁의 모습을 기록한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시민들은 여전히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영화는 결국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알레포 함락> 트레일러

 

<여자들의 법정>

Blowin’ Up | 감독 스테파니 왕브릴 | Stephanie WANG-BREAL | USA | 2017 | 97min | DCP | Color
<여자들의 법정> 스틸컷

<알레포 함락>이 동시대 시의적인 이슈를 포착한다면 <여자들의 법정>은 고래로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문제 제기돼 왔던 성매매 이슈를 다룬다. 뉴욕 퀸즈의 한 법원. 1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이 곳은 성매매 여성의 처벌을 다루는 여타 법정과 달리, 카운셀링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들이 새로운 삶을 개척하도록 돕는다. 다소 혁명적인 법원 안팎에서 출발한 영화는 이후 여성에 대한 사법 시스템을 넘어 현대 도시 여성의 삶의 행로까지 그려낸다.

 

비경쟁 부문 – 글로벌비전

비경쟁 부문에는 글로벌비전, DMZ비전 섹션 외에도 특별기획전 및 클로드 란츠만 추모 특별상영전이 마련되었다. 글로벌비전에서는 201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 <발트하임 왈츠>, 칸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격동의 정글에서> 등 해외 영화제 수상작과 빔 벤더스 감독의 <교황 프란치스코>, 클레르 시몽 감독의 <미숙한 고독> 등 주요 감독들의 신작들을 소개한다.

<사그라드는, 사그라들지 않는>

Ash and Ember | 마농 오트 | France | 2018 | 71min | DCP | B&W
<사그라드는, 사그라들지 않는> 스틸컷

<사그라드는, 사그라들지 않는>은 프랑스 르노-플렝 공장 근처 레뮈로 시 주민들이 전하는 말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한 편의 정치적이고도 시적인 흑백 초상화이다. 부드러우면서도 투쟁적인 그들의 말은 황혼 녘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우리의 여정을 이끌며, 공장 탑을 거쳐 입구에서, 타오르는 불 곁에서, 내일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피어오른다.

<사그라드는, 사그라들지 않는> 트레일러

 

<왜 돼지는 이름을 가질 수 없나요?>

Why Pigs Don’t Have a Name?| Georgia | 2018 | 32min | DCP | Color
<왜 돼지는 이름을 가질 수 없나요?> 스틸컷

엉뚱한 제목의 이 영화는 유럽의 작은 나라 조지아의 시골 마을에서 함께 사는 한 남성과 평범한 아기 돼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장에서 산 돼지를 가축 이상으로 생각하는 주인에 의해 ‘시저’라는 이름이 붙은 채 다른 돼지와 남다른 생을 살게 된 돼지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인간과 동물의 구분을 넘어선 공생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부대행사

DMZ 국제다큐영화제에는 주요 상영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되어 관심을 끈다. 2015년 대학생 교류 상영전으로 시작하여 올해로 2번째 영화 상영을 맞는 아시아청년다큐멘터리 공동제작 프로젝트와 거장 페르난도 E. 솔라나스의 마스터클래스 등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이벤트가 풍성하다.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상영작 하이라이트 영상

이번 영화제의 작품들은 경기도 고양시(메가박스 백석,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 파주시(롯데시네마 파주아울렛), 김포시(김포아트홀), 연천군(연천수레울아트홀) 일대에서 상영되며, 다 소개하지 못한 여러 프로그램과 영화 예매 관련 정보들은 DMZ 국제다큐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10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10th DMZ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기간 2018년9월 13일(목) ~ 2일(목) 8일간
규모 총 39개국, 총 142편
장소
개막식 – 2018년 9월 13일(목) 19:00 파주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B블럭 야외주차장 특설무대
폐막식 – 2018년 9월 20일(목) 19:00 고양시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 4관
상영관 – 고양시 메가박스 백석 4개관, 메가박스 일산벨라시타점 2개관,
롯데시네마 파주아울렛점 3개관, 김포아트홀, 연천수레울아트홀
부대행사 – 고양종합터미널 및 일산벨라시타 일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