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플래티넘 카드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Alles Neu’(영어로 ‘Everything New’)는 독일 베를린 출신의 레게 힙합 가수 피터 폭스(Peter Fox)의 2008년 싱글이다. 이 곡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면, 쇼스타코비치(Shostakovich)의 심포니 7번 중 레닌그라드 4악장의 일부를 샘플링한 곡이기 때문일 것이다.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는 분위기와 앞으로 진군하는 듯한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세계에서 수많은 패러디와 샘플링을 양산하며 하나의 신드롬이 되었다. 독일어와 영어 자막이 붙은 뮤직비디오를 감상해보자.

피터 폭스 'Alles Neu' MV

영상을 자세히 보면, 그의 얼굴이 좌우 대칭이 안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 시절 안면근육 마비 증상이 완치되지 않아 오른쪽 얼굴이 경미하게 경직된 것인데, 그는 이 점 또한 그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소화했다. 1971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 그는, 독일의 인기 레게 힙합 그룹인 Seeed의 리드 싱어로 활동했으며, 2008년 첫 솔로 앨범 <Stadtaffe>를 발표해 크게 성공한다. ‘Stadtaffe’는 ‘도시의 원숭이(Urban Ape)’란 의미로, 뮤직비디오에도 역시 원숭이가 자주 등장한다. 두 번째 싱글 ‘Schwarz zu Blau(Back to the Blue)’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의 독일판인 ‘분데스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곡이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원숭이를 의인화하여 멋진 그래픽으로 그의 고향 베를린의 단면을 보여준다.

피터 폭스 'Schwarz zu Blau' MV

‘Alles Neu’는 유럽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차트 1위에 올랐고, 일반인의 패러디와 광고 CM 삽입, 다른 곡으로의 샘플링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카드가 플래티넘 카드 광고에 이 노래를 썼고, 늘 수준 높은 광고를 만드는 나이키도 자사 광고에 이 노래를 삽입했다.

나이키 광고영상 <AirMax for Footlocker>(2010)

 아쉽게도 한 장의 성공적인 앨범 발매 후, 피터 폭스는 계속된 스트레스에 지쳐 솔로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그룹 활동에 전념하기로 하였다. 11명으로 구성된 독일 레게 힙합 그룹 Seeed의 리드 싱어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작년의 콘서트 실황에서 리드 싱어로 ‘Alles Neu’를 부르는 그를 볼 수 있다. ‘힙합’이라 불리지만 우리가 흔히 듣던 미국의 힙합과는 상당히 다르다. 앞의 레게 음악이 끝나고 1분경부터 이 노래가 나온다.

그룹 Seeed의 공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