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전시를 보기 좋은 계절이다. 우선 광주, 부산, 창원, 전남,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비엔날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 별다른 계획이 없다면 아래 소개하는 이벤트에 주목하자.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와 더불어 우리 사회를 다시금 돌아볼 뜻깊은 경험도 제공하는 전시 셋을 소개한다.
<정신과 시간의 만화방>
서교동에 위치한 전시공간(全時空間)은 작가 김용관과 박상아가 함께 운영하는 갤러리 겸 판화 스튜디오다. 오는 21일까지 진행하는 전시 <정신과 시간의 만화방>은 전시공간이 매년 출판만화와 독립만화를 소개하는 연례 전시 프로젝트. 이 기간 동안 전시공간은 한시적인 만화방으로 운영한다. 올해는 만화적 실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창작 모임 ‘쾅’의 비정기 만화잡지 <쾅코믹스> 19권과 ‘쾅’ 구성원들이 제작한 여러 단행본을 소개한다. 이외에 리소그래피로 작업한 포스터,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프린트한 티셔츠와 에코백들을 둘러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재미. 별도의 입장료, 대여료는 없으며 긴 시간 편하게 머물면서 다양한 만화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장소 서울시 마포구 홍익로 5길 59, 1층 (전시공간)
일정 2018년 8월 17일~9월 21일
시간 10:00~19:00
요금 무료
문의 070-8845-4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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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레이트 챕북 II>
노상호는 ‘네모난(Nemona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미술가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전통적인 판화를 비롯해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둔 드로잉을 두루 선보인다. 그는 인터넷, 잡지, 신문 같은 매체에서 이미지를 수집하거나 일상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한다. 수집한 이미지는 얇은 먹지를 덧대 재편집하여 A4 크기의 드로잉들로 재탄생시킨다. 전시 제목에 사용된 ‘챕북’은 얇고 저렴한 대량생산 출판물로, 가볍게 읽히고 쉽게 소비된다는 점에서 노상호의 작업과 직접 연결된다. 본 전시에서는 약 1,500점이 넘는 드로잉 신작들과 3미터 길이의 대형 걸개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수백 장의 드로잉들이 마치 의류매장처럼 옷걸이에 걸려 쇼핑하는 듯한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장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3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일정 2018년 8월 24일~2019년 2월 10일, 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 10:00~19:00
요금 성인 10,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11~13세) 4,000원
문의 02-736-5700
홈페이지
<빌린 박씨_ 혼혈인에 대한 사진 보고서>
1970년 초여름, 서울행 완행열차에서 한 청년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수십 알의 수면제를 삼키고 쓰러진 박근식(‘피터’라고 더 자주 불렸다)의 양복 안주머니에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진정서가 들어있었다. 혼혈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절규와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청년은 평생 혼혈인의 권익 신장을 위해 활동했다. 이후 혼혈인 처우개선을 위한 재단과 교육시설이 만들어지는 등 변화가 촉구되기까지, 그 시작점엔 ‘박근식’이라는 한 인물이 있었다. 그의 이러한 삶을 26년 동안 기록해온 사진가 이재갑의 개인전 <빌린 박씨- 혼혈인에 대한 사진 보고서>가 오는 9월1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불편한 역사를 드러내 보여주는’ 이 사진들을 통해, 우리는 한국 사회에 그동안 감춰진 혼혈인들의 문제를 다시금 돌아볼 유의미한 기회를 부여받는다.
“혼혈인의 권익 신장과 권리를 위해 평생을 살다가 간 형님에게 내가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형님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얘기한 ‘빌린 박씨’ 이야기를 제목으로 혼혈인 2, 3세대의 삶을 사진과 책과 전시로 마무리하고 판매된 수입금으로 작은 추모비를 만들어 형님 영정에 바치겠다고 결심했다.”
- 이재갑 작업노트 중
장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6-4 (류가헌 갤러리)
일정 2018년 9월 11일~9월 30일, 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 11:00~18:00
요금 무료
문의 02-720-2010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