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 & Celeste>

2018ㅣ감독 Hannah Doughertyㅣ3분

화창한 날 언덕 꼭대기의 공원, 시소를 타던 ‘테오’(Theo)와 ‘셀레스트’(Celeste)는 서로에게 엉뚱한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내가 웃을 때 입에서 거미가 나와도 좋아해줄 거야?”, “내 피부가 양파처럼 생겨도 변치 않고 사랑해줄 거야?”…. 확인 섞인 질문들이 쌓일수록 두 사람이 타는 시소는 점점 높아져 하늘로 솟구친다.

단편 <Theo & Celeste>. 영어 자막을 선택해 볼 수 있다

누군가의 애정을 시험하기 위해, 또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받기 위해 우리는 종종 상대방에게 가설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란 걸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던지는 이 질문들의 기저에는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깔려 있다. 단편 <Theo & Celeste>는 이 지점을 파고든다. 애니메이션 속 테오와 셀레스트는 끊임없이 내면의 두려움을 끌어내 자백하는 과정에서 지금보다 조금 못나거나, 솔직해지더라도 변함없이 사랑받을 수 있음을 온몸으로 깨닫는다. 그리하여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것을 약속하고 마주 보며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쩐지 흐뭇하면서도 찡한 감동을 안긴다.

바디 페인팅으로 분장한 영상 속 인물들은 컴퓨터 그래픽을 입힌 것 같은 착시마저 불러일으킨다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넘나드는 3분짜리 단편 <Theo & Celeste>는 TEDxSydney에서 제작하고, Hannah Dougherty가 연출했다. Hannah Dougherty는 패션 필름, 광고,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등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시드니 출신의 영상감독. 그는 미니어처 세트에서 최소한의 예산, 인형과 소품으로 퀄리티 있는 작품을 완성했다.

이 영상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면, 그의 비메오 채널에서 다른 작업들도 확인해보자.

 

Hannah Dougherty 비메오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