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구치 이사무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조각가 중 한 사람이며 가구 조명 디자이너, 건축가, 정원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종류의 재료를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스테인리스 스틸, 대리석, 무쇠, 발사나무, 청동, 알루미늄, 현무암, 화강암, 물 등을 사용하였다.
아일랜드계 미국인 작가와 일본인 시인이자 게이오 대학 교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노구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어머니와 일본으로 오게 된다. 노구치는 곧 어머니의 뜻에 따라 나이 13세에 혼자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다. 배를 타고 3주간 가는 여정이었다. 인디애나주에 있는 학교에 입학했으나 1차대전 끝 무렵이라 학교 문을 당분간 열 수 없게 되자 그는 대부분의 선생님과 학생이 떠난 학교에서 선생님 두 명과 남게 되었다. 그는 직접 음식을 구하러 다녀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며 시간을 보냈다. 후에 숙식을 해결할 가정이 나타나자 그는 겨우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조각에 열중한 노구치는 1927년에 존 사이먼 구겐하임 장학금을 받고 파리로 유학을 간다. 그곳에서 그는 초현실주의 미술가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고, 유명한 모더니즘 조각가인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조수로 일하기도 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노구치는 큰 명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가 록펠러 플라자 빌딩 입구에 언론의 자유를 상징하는 큰 사이즈의 부조를 완성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곧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에게 작품을 의뢰하기 시작한다.
일본의 진주만 폭격과 이에 따른 미국 내 일본인에 대한 적대감을 느낀 노구치는 사회 운동가로 활약하며 일본계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알리는 일에 앞장선다. 전쟁 후에는 많은 시간을 일본에서 보낸다. 일본에서 그는 뽕나무 종이와 대나무로 만든 접이식 조명 램프 ‘아카리’를 만드는데 이는 곧 그의 대표적인 디자인으로 알려지며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 이 램프는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한 노구치가 설계한 무대 디자인과 기념비, 분수, 정원 등은 선종(禪宗)의 미학인 ‘와비사비’(투박하고 검소한 미)와 세속적인 현대 세대의 요구가 잘 조화된 작품으로 오늘날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다. 1985년 그는 뉴욕 롱아일랜드 시에 노구치 가든 미술관을 열었다. 미술관과 야외 조각 정원에는 약 500점의 조각과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1968년 휘트니 미술관에서 그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다. 또한 1986년에 그는 미국을 대표하여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였고, 1988년에 뉴욕에서 사망한다. 노구치는 일생 동안 다양한 인종과 문화, 그리고 창조적 정체성들의 통합을 추구했다.
메인 이미지 - Akari light sculpture display in japan, 1970. photograph by Michio Nogu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