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핑크>(2011) via ‘teratogenics’ 

아방가르드라는 단어가 매우 잘 어울리는 작가 이불은 1964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연좌제로 인해 투옥되는 등 평탄치 않은 유년기를 보낸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이보그’와 ‘몬스터’ 연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구겐하임 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일본 모리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했고 1999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1997년 MOMA 전시 때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날생선을 전시했다가 심한 악취 때문에 작품을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 이때 그는 미술관으로부터 사과와 그에 따른 재설치 약속을 받아낸다.

<Majestic Splendor>(2016) via ‘hyperallergic’ 

그는 또한 행위예술을 하는 아티스트로도 유명하다. 90년대 후반 발가벗은 채 스스로 전시장 천장에 매달리기,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문지로 뒤를 닦거나, 임신한 모습으로 한복을 입고 방독면을 쓴 채 부채춤을 추던 그의 행위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선명하다. 그 이전에는 다뤄지지 않던 페미니즘을 행위예술과 설치미술이라는 작업을 통해 강렬하게 표현함으로써 미술계에서 주목받는다. 풍선으로 만든 오브제와 작가 자신의 행위예술로 표현한 <히드라>라는 작품은 왜곡된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이미지 즉, 오리엔탈리즘에서 비롯된 순종적 이미지를 타파하고자 하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히드라처럼 머리가 몇 개 잘려도 죽지 않는 강인한 전사의 이미지를 아시아 여성도 갖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히드라>, 작가 자신의 퍼포먼스
<Sorry for suffering – You think I’m a puppy on a picnic?>(1990). 도쿄에서 펼친 행위예술 via ‘apollo-magazine’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른 이불은 2014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차가 함께 1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후원하는 한국 미술 세계화 프로젝트의 1호 작가로 선정되어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2014: 이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독일의 한 저명 미술사가인 얀 후트는 헤르포트미술관을 개관하면서 20세기 현대미술계의 거장 50명을 선발했는데, 피카소, 파울 클레, 앤디 워홀, 요제프 보이스 등이 포함된 이 리스트에서 이불은 유일한 아시아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금속풍선>(2015-2016) via ‘lehmann maupin’ 
<무제>(2007) ⓒ PKM갤러리
<사이보그 W4>(1998)
스와로브스키 회사의 크리스탈 월드 내 이불 작품 via ‘Swarovski’ 
2012년 일본 모리뮤지엄에서 열린 전시 포스터
자신의 작품과 철학을 말하고 있는 이불

 

메인 이미지 제공 - 현대자동차 

 

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