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런던에서 결성되어 브리티시 하드록의 전설이 된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아 기념 화보집 출간을 앞두고 있다. <Led Zeppelin by Led Zeppelin>이라는 제목으로 약 3백 60여 페이지에 걸쳐 멤버들의 미발표 사진과 숨겨진 이야기를 담아낸다. 올해 9월부터 50파운드에 판매될 예정으로, 온라인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50주년 화보집을 선보이는 존 폴 존스(좌), 로버트 플랜트(중), 지미 페이지(우)

레드 제플린이 존재했던 12년 동안 발표한 아홉 장의 정규 앨범을 모두 빌보드 앨범 차트 톱 10에 올렸고, 모두 1억 천 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여 비틀스 다음으로 가장 높은 음반 판매고를 기록한 영국 아티스트로 기록되었다. 1980년 드러머 존 본햄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모든 활동을 멈추고 밴드를 해체하여 영원히 전설의 밴드로 남게 되었다.

2012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케네디 센터 공로상(Kennedy Center Honors)을 받았다

 

멤버 네 명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제프 벡(오른쪽)과 지미 페이지(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투톱 기타리스트를 보유한 야드버즈

영국 블루스 밴드 야드버즈(Yardbirds)에 뒤늦게 합류한 지미 페이지는 밴드 해산 후 뒤처리를 맡았다. 이미 계약되어 있던 스칸디나비아 공연을 마저 진행하기 위해 밴드 멤버를 모았다. 보컬리스트 로버트 플랜트를 소개받았고 그가 드러머 존 본햄을 추천했다. 함께 공연하기로 한 베이시스트가 사진가가 되기 위해 떠나 버리자 후임으로 존 폴 존스를 영입했다. 이들 네 명은 ‘New Yardbirds’란 이름으로 스칸디나비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내친김에 데뷔 앨범 제작에 착수했다. 기존의 야드버즈 멤버들이 법원에 밴드명 사용 금지를 신청하자 새로운 이름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으로 애틀랜틱 레코즈와 계약하였다. 록의 레전드가 시작된 것이다.

데뷔 앨범 <Led Zeppelin>(1969)에 수록한 ‘Baby I’m Gonna Leave You’

 

존 본햄의 갑작스런 죽음의 전말

존 본햄의 묘지에는 아직 팬들이 찾아와 드럼 스틱을 놓아둔다

여덟 번째 앨범 <In Through the Out Door>(1979) 출반 후 1980년 10월 17일부터 시작되는 북미 공연을 앞둔 시점이었다. 9월 24일 공연 리허설을 위해 레드 제플린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스튜디오에 모이기로 했다. 스튜디오로 가는 도중에 존 본햄은 매니저에게 아침을 먹자고 청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보드카 네 병을 마신 그는, 스튜디오 도착해서도 음주를 멈추지 않았다. 저녁에 리허설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자 모두들 윈저(Windsor) 부근에 있던 지미 페이지의 집으로 몰려들었다. 자정이 넘어서 존 본햄은 잠이 들었고 그 다음날 오후 1시 45분에 존 폴 존스와 공연 매니저가 이미 사망한 그를 발견했다. 부검 결과, 토사물에 의한 질식사로 밝혀졌다.

‘Stairway to Heaven’(1971). 싱글로 발매된 적이 없으나 1970년대 미국 라디오에 가장 많이 신청된 명곡이다

 

해체 후 재결성되지 않은 이유는?

레드 제플린 해체 이듬해 로버트 플랜트의 주도로 R&B가 더욱 가미된 허니드리퍼즈(Honeydrippers)가 결성되었고 지미 페이지가 세션 연주자로 합류하였으나, 한 장의 음반과 빌보드 3위에 랭크된 히트곡 ‘Sea of Love’를 남기고 해체되었다. 1985년에는 Live Aid 콘서트, 1988년에는 애틀랜틱 레코드 40주년 콘서트에서 재결합 공연이 이루어졌으나 플랜트와 페이지 간 불협화음이 새어 나왔다. 1994년에는 MTV에서 플랜트와 페이지의 공연이 성사되었는데, 존 폴 존스에게는 공연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는 점이 알려지며 구설에 올랐다. 1998년에는 플랜트와 페이지의 듀엣 앨범 <Walking into Clarksdale>의 판매가 부진하여 공연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파트너쉽은 바로 깨져버렸다. 2007년 영국 O2에서의 재결합 공연은 2천만 명이 온라인 티켓 구매에 몰렸을 정도로 성공적이었지만, 이들의 나이는 60대에 접어들며 재결성 모멘텀은 살아나지 않았다.

레드 제플린의 필수 연주곡 ‘Kashmir’(1973)의 코드 연주를 선보이는 지미 페이지(2010)

밴드 결성 50주년을 맞은 2018년, 지미 페이지가 74세, 존 폴 존스가 72세, 가장 나이가 작은 로버트 플랜트도 69세가 되었다. 올해 Sliver Clef Awards에서 수상한 로버트 플랜트는 재결성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칩숍(영국식 튀김요리집)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일축했다고 한다. 그는 이름도 ‘요란한’ 자신의 밴드 The Sensational Space Shifters와 함께, 여전히 공연 투어를 나서는 노익장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