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보안망을 뚫는 해커라는 뜻의 브레이커(Breaker). 그는 도움을 청하는 친구를 위해 외장 메모리에 접속했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용병에게 자신의 신체 메모리를 점유 당한다. 브레이커는 용병을 도와 자신을 제거하려는 추적자를 물리치고 그를 액세스 포인트까지 데려다주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브레이커는 추적자와의 전투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신체의 죽음에 직면한다. 브레이커는 신체를 포기하고 용병의 안내에 따라 네트워크의 세계로 들어간다. 일본 사이버펑크 영화 <아키라>(1988)와 <공각기동대>(2017)에 깊이 영향받은 캐나다 영화감독 필립 맥키(Philippe McKie)의 사이버펑크 단편 스릴러 <Breaker>를 감상해보자.

사이버펑크 단편 <Breaker>(2017)

일본의 다양한 서브컬처에 심취한 필립 맥키(Philippe McKie)는 몬트리올에서 영화학교를 졸업한 후 10년째 도쿄에 살고 있다. 최근에 그가 도쿄에서 제작한 단편 <Shuen>, <Breaker>, <Be My First>가 영화제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일약 주목받는 감독으로 부상했다. 특히 <Breaker>는 50여 회의 수상 실적을 올리며 미래의 도쿄 모습과 의상, 그리고 음향효과에 관심이 쏠렸다. 의상은 코스프레의 본산 하라주코에 있는 부티크숍 DOG과 프리랜서 디자이너 Katy의 도움을 받았다. 클럽 입구의 ‘Gibson’이라는 로봇은 사이버펑크 작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며, 실제로 활동 중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Softbank Robotics)의 ‘Pepper’라는 AI 로봇을 빌려 촬영했다.

실버 스크림 영화제에서의 필립 맥키 감독 인터뷰(2016)

연이은 단편으로 실력을 선보인 감독은 이제 자신의 첫 장편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비록 사이버펑크 스릴러 장르는 아니지만 <Breaker>와 같이 일본의 다양한 서브컬처가 듬뿍 녹아있는 주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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