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이름의 첫 알파벳을 따 SMV라는 프로젝트 밴드를 구성한 세 명의 베이스 거장: Victor Wooten(좌), Stanley Clarke(중), Marcus Miller(우)

스탠리 클락(Stanley Clarke)은 어머니를 회고할 때는 언제나 “세미~ 세미~ 세미프로 오페라 싱어” 라고 정겹게 부른다. 어렸을 적 엄마는 집 안을 돌아다니며 언제나 아리아를 부른 음악 애호가였다. 그것도 이태리어, 불어, 독어로 다양한 언어로 불렀다. 그런 환경에서 음악 교육도 자연스럽게 이뤄져 그는 어릴 적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고, 12세 때 학교에서 처음으로 베이스를 배웠다. 당시 음악 시간에 늦었다가 급우들이 인기 악기를 독차지하는 바람에 비인기 악기인 베이스를 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성장하면서 어떤 악기를 연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누가 곡을 쓰고 누가 곡의 구성을 리드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금방 깨달았다. 그는 40여 년간 현역 뮤지션으로 활동하며 그래미를 4회 수상한 퓨전재즈 베이스의 거장이 되었다.

 

 

칙 코리아의 ‘Return to Forever’ 창단 멤버

그는 고향인 필라델피아에서 음악원 졸업 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최초의 흑인 멤버로 이름을 올리려 했으나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Chick Corea)를 만나게 되면서 진로를 바꾸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hes’ Brew>의 영향으로 불어닥친 재즈 퓨전의 파도에 뛰어들게 된 것. 칙 코리아, 알 디 메올라(Al Di Meola), 레니 화이트(Lenny White)와 함께 재즈퓨전 그룹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를 결성하였다. 밴드의 두 번째 앨범 <Light as a Feather>(1973)이 명반의 반열에 올라서며 다른 곳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그는 창단멤버로서 줄곧 밴드와 함께했다. 2008년 밴드 재결성 때에도 변함없이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Return to Forever ‘Sorceress’(1976)

 

 

베이스의 위상을 바꿔놓은 솔로 연주

리턴 투 포에버와 함께 재즈 퓨전 그룹의 쌍벽을 이룬 웨더 리포트(Weather Report)에는 스탠리 클락과 동갑내기인 자코 패스토리어스(Jaco Pastorious)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1970년대 재즈 퓨전계의 스타로, 당시 비인기 악기였던 베이스의 위상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스탠리 클락은 베이스 솔로 연주를 위해 기존의 베이스보다 한 옥타브를 올린 피콜로 베이스(Piccolo Bass)와 테너 베이스(Tenor Bass)의 개발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리턴 투 포에버, 애니멀 로직, 클락/듀크 프로젝트, SMV 등 다양한 그룹 프로젝트 와중에도 솔로 앨범 21장을 출반하며, 불의의 사고로 젊은 나이에 숨진 자코 피스토리어스의 몫까지 베이스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East River Drive>(1993)의 타이틀 트랙. 테너 베이스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영화음악에의 현신

그는 90년대 중반 영화음악에 너무 심취하여 한동안 베이스 연주에서 손을 놓았다. 영화감독들은 자신이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지적인 사람들이며, 영화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제3의 관찰자의 관점을 갖기 위해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과정이라며, 영화음악을 만드는데 올인했다. 그가 손댄 영화와 TV 드라마는 어림잡아 70여 편에 이른다. 그중 세간에 많이 알려진 영화로는 <Boyz n the Hood>(1991), <What’s Love Got to Do with It>(1993), <Passenger 57>(1992)이 손에 꼽힌다.

<East River Drive>에 수록한 ‘Theme from Boyz n the Hood’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뮤지션

그는 태권도 애호가로 검은 띠도 가지고 있다. 손가락이 생명과도 같은 뮤지션이 맨손으로 벽돌을 내리치며 주위의 가족이나 친지들을 아연실색케 한다. 한동안 구설에 올랐던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와 연루되기도 했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폴리스 출신의 드러머 스튜어트 코플랜드와 함께 록 그룹 애니멀 로직(Animal Logic) 멤버로 활동을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세 명의 재즈 베이시스트 거장을 모아 SMV(Stanley, Marcus, Victor) 라는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하여 음반 <Thunder>(2008)을 내며 베이스 애호가들의 환호를 받았다. 2010년에는 자신이 졸업한 모교 이름을 딴 음반사 Roxboro Entertainment Group을 설립하여 경영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SMV의 비엔나 연주 실황(2010)

 

스탠리 클락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