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스타브 모로는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로 신화나 성서에서 딴 소재를 사용하여 신비로운 느낌이 나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면밀하고 자세한 묘사, 빛나는 색채감으로 상징적이고 탐미적인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1826년에 태어난 그는 1857년에 2년간 이탈리아로 유학하여 르네상스화를 공부하였다. 프랑스 화가 들라크루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1892년부터는 파리의 미술학교 교수로서 후진 양성에도 힘썼는데 자유롭고 진보적인 교수법으로 많이 알려졌으며, 제자 중엔 마티스, 루오, 마르케 등이 있다. 모로는 평생 그림에만 몰두하며 독신으로 살았고 작업실에서 은거했다. 사회적 이슈나 작업실 외부환경에는 그리 관심 갖지 않았다. 데생, 수채화, 유화 등 약 8천 점에 달하는 그의 작품은 그가 죽은 후 유언대로 아틀리에와 함께 정부에 기증되어 귀스타브 모로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환영>(1876)

위는 관능적인 춤을 추며 의붓아버지 헤롯왕에게 세례 요한을 죽여 달라 부탁한 살로메에게 세례 요한의 목이 환영으로 나타난 장면을 상상하여 그린 그림이다. 성자인 그의 머리 둘레로 후광이 보인다. 모로가 그린 그림에서 살로메는 성서 속 단순히 춤 잘 추는 소녀가 아니라 팜므파탈적인 관능의 화신으로 재탄생된다. 이후 여러 시인, 작가, 음악가들에 의해 살로메의 치명적인 요부 이미지가 굳어진다.

<아폴로의 전차>(1880)

위의 그림은 태양신 아폴로의 신화를 그린 작품이다.

<The dream haunting the mogul>(1881)
<Jupiter and Semele>(1895)

모로가 죽기 3년 전에 완성한 작품으로,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했다. 쥬피터와 동침한 인간 여성 세멜레가 쥬피터의 아내 쥬노의 질투로 죽어가는 모습이다. 쥬노의 꾀임에 빠져 쥬피터에게 실제 신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조른 세멜레는 쥬피터의 실제 모습을 본 후 그 광채에 타죽어 간다는 신화에 기초한 작품이다. 쥬피터는 죽은 세멜레의 뱃속에서 태아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매 자라게 한다. 그 아이가 후에 술의 신 ‘디오니소스(바커스)’가 된다. 그림에는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모로의 취향대로 신화뿐 아니라 온갖 양식의 건축물과 인물들이 등장한다.

<The Unicorns>(1885)

모로가 그린 여성들은 섬세한 무늬로 짜인 옷감으로 치장하거나 반짝이는 보석 장신구를 걸치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 그림에서는 그런 여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림 자체가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 듯한 질감을 보여준다. 신화 속 유니콘과 고딕 시대 공주의 모습이 어우러져 중세 기사도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Oedipus and the Sphinx>(1864)

위의 그림은 모로에게 처음으로 살롱 전 입상을 가져다준 작품.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 스핑크스의 이야기, 즉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어 못 맞추는 사람들을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 그림에서 수수께끼를 맞춘 오이디푸스에게 묘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스핑크스가 특이하다. 바닥에는 그가 잡아먹은 사람들의 팔, 다리가 보인다. 뒷배경으로는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었기 때문에 스핑크스가 자결할 절벽이 보인다.

<Saint George>(1890)

세인트 조지는 잉글랜드의 수호성인이자 기독교의 성자이다. 그에 관한 여러 전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황금성인’에 언급된 전설이다. 성인이 어느 나라를 지나가다 어떤 여인을 만났는데, 그 여인은 용의 제물이 되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 나라는 계속 어린 양을 용에게 제물로 바쳤는데 양들이 다 바닥나자 사람을 제물로 바쳤다. 돌아가면서 딸들을 바치다가 공주의 순서가 되자 그 하녀가 대신 제물이 되기로 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성인은 하녀와 함께 기다리다가 용이 나타나자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용을 붙잡았다. 이때 성인이 "만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는다면 용을 죽이겠다"고 하자 왕과 백성들이 동의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창으로 용을 찔러 죽였고 왕을 비롯한 15,000명이 세례를 받았다. 성인은 왕국의 반을 주겠다는 왕의 제안을 거절하고, 하느님의 교회들을 잘 돌보고 성직자들을 존경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잘 돌봐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그 나라를 떠났다고 한다.

<Chimera>(1884)

키메라를 무찌르고 기세가 등등해진 벨레로폰은 오만함 때문에 신들의 노여움을 사 페가수스에서 떨어져 장님이자 절름발이가 되고 만다.

<Orpheus>(1866)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를 잃고 광란의 디오니소스 축제에 참석한 트라키아 여인들에게 사지가 찢겨 살해당한다. 평소 자신들의 구혼이 거절당한 데 대한 앙갚음이었다. 그가 연주하던 리라도 물결에 휩쓸려가고 말았다. '한 젊은 여인이 헤브르 지방의 트라키아 강가까지 떠내려온 오르페우스의 머리와 리라를 경건하게 거둔다'라는 부제가 붙은 위 작품에서 모로의 독특한 해석이 돋보인다.

 

메인 이미지 <The Unicorns>(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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