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청년 ‘아리안’(솜버 예거)은 아버지와 함께 국경을 넘던 중 경찰이 쏜 총에 맞는다. 그런데 죽음을 피한 아리안에게 공중부양이라는 뜻밖의 초능력이 생긴다. 뒷돈을 받고 난민을 수용소에서 빼내 주던 의사 ‘스턴’(메랍 니니트쩨)은 아리안의 초능력을 목격하고 그를 데리고 도주한다. 아리안은 아버지를 만나게 해주겠다는 스턴의 말만 믿고 그를 따르지만, 스턴은 아리안의 능력을 돈벌이에 이용할 궁리만 세운다.

제70회 칸영화제를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오는 8월 2일 국내개봉을 앞둔 <주피터스 문> 이야기다. 영화는 하늘을 나는 소년이라는 SF 요소를 빌려와 난민 문제에 관한 묵직한 성찰의 메시지를 던진다. 난민 문제만 담은 게 아니다. 내전, 테러, 포퓰리즘 등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녹여냄과 동시에 믿음이나 희망, 휴머니즘과 같은 종교적, 도덕적 시각에 대한 다양한 은유와 상징도 함께 심었다. 영화의 대사처럼 “그동안 위를 쳐다보지 않고 수평적으로만 살아”온 우리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주는 묵직한 작품이다.

부패 의사 ‘스탄’ 역의 메랍 니니트쩨(좌), 난민 청년 ‘아리안’ 역의 솜비 예거(우). 영화는 일찍이 생존을 위해 인간에 맞서는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작 <화이트 갓>으로 제67회 칸영화제 2관왕을 거머쥔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영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은 단연 총상을 입은 뒤 하늘을 날 수 있는 초능력을 얻은 소년 아리안이다. 절박한 심정으로 국경을 탈출하다 총에 맞은 소년은 죽음 대신, 중력을 거스르는 힘을 얻어 공중을 부유하며 혼란 그 자체인 도시의 광경을 내려다본다. 영화는 그런 소년을 흡사 신적인 모습으로 묘사하며 당장 눈앞의 상황, 수평적인 인간 네트워크에만 얽매여 살아가는 인간 사회를 쓸쓸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리안’을 연기한 배우 솜버 예거는 와이어에만 의지해 CG가 거의 없이 이뤄진 공중부양 장면들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첫 영화 출연에 칸영화제에 입성하는 영예를 누렸다.

공중부양한 아리안이 높은 건물에서 서서히 하강하며 유리창을 통해 각 집안을 굽어보는 시퀀스는 가히 압권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다 주의 깊게 봐야 할 건 스턴이 아리안을 만나 변해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처음에는 순전히 자기의 필요에 의해, 큰돈을 벌기 위해 아리안의 공중부양 능력을 이용하려 했던 부패한 인물이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보여주는 희생과 결단의 변화는 감독이 현시대의 부조리를 바라보는 관점과 깊숙이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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