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20대 중반이 된 젊은 사진가 Tammy Volpe(多美 ボルピ, 이하 Tammy)는 거침없고 편안한 느낌의 패션사진을 찍는다. 그에게 작업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들은 대부분 엘르, 보그, 데이즈드, i-D 등과 같은 패션 매거진이지만, 그가 찍은 화보에는 마땅히 돌출되어야 할 패션 브랜드의 이름이나 모델의 실루엣이 요란하게 등장하지 않는다. 디지털카메라보다는 빈티지한 질감의 필름카메라를, 인공조명이 비치는 스튜디오보다는 야외 촬영을 선호하는 그의 작업을 들여다보자.

<데이즈드> 매거진을 위해 촬영한 화보
Tammy의 사진에는 음식이 자주 등장한다. <데이즈드> 매거진 화보

Tammy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를 따라 여행을 다니며 즉석카메라로 좋아하는 것들을 기록했다. 사진 찍는 행위를 좋아했고, 사진을 찍으며 사람과 연결되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그런 그의 사진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역시 사진가와 피사체 사이의 친밀한 연결감이다. 그가 설정하고 이끌어낸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머금은 듯 또렷한 존재감을 남긴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아날로그 질감을 띤 Tammy의 사진들은 자유분방한 동시에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의류 브랜드 ‘KAZUNOKO TENJO’를 위해 촬영한 패션화보

종종 패션지의 화보들이 예술성과 감성을 강조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듯 모호한 인상을 심어 주지만, Tammy의 사진은 이런 것과 한참 거리가 멀다. 그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소, 평범한 오브제들을 동원해 패션을 라이프스타일 속으로 직접 끌어들인다. 다만 크레딧의 의류 브랜드 로고나 문구를 보고 나서야 옷을 보여주는 패션화보임을 눈치채게 되는 식이다.

‘에스더러브스유’의 제품 촬영을 위해 Tammy가 찍은 모델 겸 뮤지션 미즈하라 유카(국내에서는 미즈하라 키코의 친동생으로 유명하다)

그는 모델뿐 아니라 밴드, 뮤지션들과도 여럿 작업했다. 얼마 전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서브컬쳐 매거진 <아이스크림(EYESCREAM)>의 ‘Korea’s New Generation’ 특집호 촬영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특집호에는 식케이, 김아일, 서사무엘, 신세하를 포함해 8명의 뮤지션/밴드가 소개되었는데, 이들의 사진을 모두 Tammy가 촬영했다.

서사무엘
신세하

이렇듯 패션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뒤섞인 Tammy의 사진은 잡지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퍼졌고, 그는 어느새 도쿄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패션 사진가 중 한 명이 됐다.

기사에 채 싣지 못한 사진은 작가의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모두 볼 수 있다.

 

Tammy Volpe 홈페이지
Tammy Volpe 인스타그램

 

본문, 메인 이미지 ⓒTammy Volpe, 출처 작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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