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남부의 코 판이(Koh Panyee)는 3백여 가구가 사는 수상 어촌이다. 토지 소유가 금지되던 18세기 무슬림 어부들이 바다 위에 기둥을 박고 그 위에 마을을 이루었다. 하늘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가옥들이 숨막히게 빽빽이 들어서 있다. 1986년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면서 마을 소년들은 축구가 너무 하고 싶었지만, 그들이 공을 차고 뛰어갈 만한 땅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나무와 재료를 어렵사리 모아서 바다 위에 떠 있는 축구 연습장을 만들었고, 육지에서의 축구대회에 처음 출전해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공 스토리를 썼다. 오늘날 태국 남부의 유소년 축구단으로 성장한 Panyee FC의 감동적인 창립 스토리다.

단편 영화 <TMB: Panyee FC>(2011)

태국의 TMB 은행은 <Make the Difference> 캠페인의 일환으로 Panyee FC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단편 영화로 제작하였다. 온라인에 배포된 이 단편은 “감동을 주는 대표적인 스포츠 영상”으로 널리 퍼졌고 전 세계에서 교육용 영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근사한 축구 연습장을 새로이 지었지만, 아이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나무 연습장도 그대로 보존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Koh Panyee 마을의 홍보 영상

코 판이 마을은 푸켓을 거쳐 가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시푸드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고 모스크 사원도 건설되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여전히 수상 축구연습장을 찾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교훈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