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트콤 <프렌즈>에 출연하며 일약 스타로 부상한 데이비드 슈위머(David Schwimmer)는 이스라엘 출신의 작가 겸 감독 Sigal Avin으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자신이 이스라엘에서 제작하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성희롱 고발 단편 시리즈 <Zematrid>(2016)의 미국판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데이비드 슈위머는 어머니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익히 들어왔고 여섯 살 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무언가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위원회(Ad Council)와 같은 비영리기관과 할리우드 배우들의 협찬 출연으로 ‘#ThatsHarassment(그건 성희롱이야)’라는 제목의 단편 시리즈 제작에 나섰다.

이 시리즈는 여섯 가지 유형의 직장 내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총 6편의 단편은 가해자의 직업을 에피소드의 제목으로 정하였다. 시작과 함께 실제 상황에 근거하였다는 점을 밝히고, 맨 마지막에는 “그건 성희롱이야!”라며 단호한 결론을 맺는다. 가해자는 연신 자신의 말과 행동이 불편하냐고 물어보고 확인하지만, 피해자의 표정을 통해서 그가 원치 않는 상황임을 알 수 있을 뿐이다.

 

<The Boss>

제작자인 슈위머가 상사인 변호사로 출연하여 부하 여직원에게 추근대는 상황을 연기한다. 칭찬하고 신경 써주는 것처럼 하고는 슬쩍 급여 얘기를 하며 상사의 위치를 재확인한다. 남자친구가 있다며 직원이 거부하자, 상사는 “괜찮아요. 나는 결혼한걸요.”라며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친다.

(영어 자막을 선택하여 볼 수 있다.)

 

<The Co-worker>

친구의 바에서 일하게 된 여자는 남자 동료의 짓궂은 농담과 생뚱맞은 스킨십에 난감해하지만, 겉으로는 불쾌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남자는 연신 여자의 반응을 살피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남자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여자의 표정에서 불쾌감을 읽을 수 있다.

 

<The Actor>

의상실에서 스타 배우에게 옷을 골라주던 의상 코디네이터는, 생일을 맞은 자신의 조카에게 그 배우가 출연하는 영상을 찍었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레 털어놓는다. 배우는 거절할 듯하다가 흔쾌히 수용하더니, 갑자기 아랫도리를 내리고 난감한 상황을 연출한다. 마치 반대급부라도 원하듯이 말이다.

 

<The Doctor>

병원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벌어지는 상황을 담았다. 머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환자에게 가슴이 예쁘다며 유방암 검사를 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묻는다. 게다가 간이검사를 하겠다며 더듬는 망발을 하여 환자를 아연케 한다.

 

<The Photographer>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화보 촬영을 하는 사진 감독과 여성 모델이 있다. 사진 감독은 끊임없이 비속어와 음란한 말을 남발하며 모델의 도발적인 포즈와 행동을 요구한다. 동시에 이 장면을 뒤에서 지켜보는 관계자들은 방관자거나 똑같은 가해자라는 점을 시사한다.

 

<The Politician>

유력 정치인과 그의 단독 인터뷰를 따낸 여성 기자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다. 인터뷰 도중 정치인은 휴식하자며 기자에 대한 칭찬과 함께 음식을 시켜 먹을 것을 제안한다. 소파에 자리 잡은 정치인은 스킨십을 시도하지만, 기자는 정색하며 인터뷰를 계속할 것을 청한다.

여섯 편의 영상은 교육 또는 홍보용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 미국의 주요 TV나 온라인에 방송되고 있으며, 뉴욕에서 택시를 타면 내부의 모니터에서도 볼 수 있다. 기업이나 학교에서도 방영되어 주의를 환기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최근 잇단 성추행 사건으로 떠들썩한 우리나라에서도 참고할 만한 영상이 되어줄 것이다.

 

#ThatsHarassment 캠페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