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동안의 창작 과정을 공유한 <Exposure> 프로젝트에서 작사 중인 에스페란자 스폴딩

미국 보스턴의 음악 명문 버클리 음대를 2005년에 졸업한 에스페란자 스폴딩은 불과 13년 만에 실로 많은 것을 이루었다. 당시 학장이던 게리 버튼(Gary Burton)은 재학생이었던 그를 두고 “박자 감각이 뛰어나고 가장 복잡한 곡도 자신만만하게 해석할 수 있었다. 자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모든 연주곡과 즐겁게 소통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길지 않은 현역 뮤지션 활동 중 정규음반 네 장을 미국 재즈차트 1위에 올렸고, 네 개의 그래미를 수상하며 재즈계의 대세로 올라섰다. 에스페란자 스폴딩은 이제 졸업한 지 13년 만인 올해 5월 모교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졸업생들에게 인상적인 축사를 남겼다.

에스페란자 스폴딩의 졸업식 축사(2018 버클리 음대)

그는 축사에서 “아티스트는 진실과 정신을 전달하는 선박”이 되어야 함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후배 졸업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재즈 아티스트로, 재즈 교육자로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에스페란자 스폴딩의 근황을 알아보았다.

축사를 하고 있는 에스페란자 스폴딩

 

77시간 만에 완성하여 7,777장 발매한 <Exposure>

2017년 9월 12일 오전 9시부터 단 77시간 동안 진행된 스튜디오 세션을 위해 그는 어떤 사전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을 통해 팔로워들에게 고스란히 중계된 이 실험적인 세션에서 그는 사전에 목표로 세웠던 10곡을 작곡 작사하여 세션 연주자들과 함께 리허설하고 녹음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먹고 자고 쉬는 장면까지 포함된 3일 동안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Snippet #란 이름의 파일로 다시 감상할 수 있다.

실험적 <Exposure>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에스페란자 스폴딩
<Exposure>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 영상

이날 녹음된 10곡은 그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Exposure>로 발매되었다. 이는 단 7,777장 한정 실물 음반으로 발매되었으며 온라인으로는 판매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가 77시간 동안 실제 작업한 쪽지와 작업 노트 등이 나뉘어 수록된 이 앨범은 CD 세트 50달러, 바이닐 세트가 60달러로 가격이 책정되었다. 7월 26일 사전판매를 시작한 실물 음반은 세션 마지막 날인 9월 15일 완판되었다.

앨범 <Exposure> 중 ‘Heaven in Pennies’

 

하버드 음대의 연주 교수로 임용되다

2017년 7월 하버드 음대는 플루트 연주자 클레어 체이스(Claire Chase)와 함께 에스페란자 스폴딩을 실습 교수(Professor of Practice)로 임용한다고 발표했다. 학교 당국은 그가 2018년 봄 학기부터 학생들에게 작곡, 어레인징, 즉흥연주, 연주를 가르칠 것이며, 아티스트로서의 생활 태도, 사회 정의를 위한 음악의 공헌 등 학업 외적인 분야에 대한 기여 또한 기대한다고 밝혔다. 클래식 음악 중심의 하버드 또한 학생들의 열망에 부응하여 현업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를 초빙한 것이다.

2017 She Rocks Awards에서 ‘Inspire’ 상을 받은 에스페란자 스폴딩

 

에스페란자 스폴딩 셀렉츠

평소 팝아트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스페란자 스폴딩은, 뉴욕 쿠퍼 휴이트 국립 디자인 박물관이 진행하는 ‘Selects’ 시리즈의 15번째 게스트 큐레이터로 선정되었다. ‘Selects’ 시리즈는 각 분야의 명사를 게스트 큐레이터로 초청하여 그들이 개성을 살린 전시를 직접 구상하게 하는 프로그램. 에스페란자 스폴딩이 큐레이터로 참여한 15번째 ‘Selects’ 시리즈 <Esperanza Spalding Selects>는 7개월간 진행되다 올해 1월 막을 내렸다. 그는 이번 주제를 ‘Improvisation and Transformation’으로 선정하여 디자인과 음악을 결합한 전시를 선보였다.

<Esperanza Spalding Selects> 소개 영상

 

메인 이미지 via ‘Gram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