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 시미즈 (Yuko Shimizu)
현재 뉴욕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코 시미즈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일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일본 풍속화 우키요에, 특히 가츠시카 호쿠사이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은 그는 호쿠사이의 작품을 변형시킨 그림을 꽤 그렸다. 그의 그림들은 대부분 한눈에 보아도 일본색이 짙은 작품들이 많으며, 그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아시아 작가들 중에서도 자기의 확고한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한 작품에서 드러나는 기괴성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수반하여 예술적으로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2009년 <뉴스위크 재팬>에서 선정한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100인의 일본인’에 포함된 그는 <뉴욕타임스>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으며 DC 코믹북의 커버, 다양한 기업과의 작업 등 자신의 스타일을 다양한 영역에서 펼치고 있다. 기업과의 작업 중에 2009년 GAP 브랜드의 에이즈 자선 라인인 ‘Product RED’와 협업하여 한정판 티셔츠를 디자인한 것도 있다. 이 상품들은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다 팔렸다는 후문이다.
후코 우에다 (Fuko Ueda)
비현실적인 세상과 소녀를 소재로 주로 그리는 이 작가의 작품에는 아름답지만 어딘가 슬픔이 배어있다. 이는 어릴 적 집단 따돌림과 성폭행을 당했던 자신의 기억을 주로 작품에 투영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의 그림은 대체로 성적인 뉘앙스를 띠며, 그림에 나오는 긴 머리 소녀는 자신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림의 소재들은 특정한 것을 상징하고 있는데 그중 국화는 여성의 성기, 우산같이 길쭉한 물건은 남성의 성기를 나타내고 아이스크림이나 벌꿀은 정액을 나타낸다. 또 뱀이나 문어 같은 동물들은 남성을 혐오스럽게, 혹은 기괴하게 나타낸 것. 뼈나 고깃덩어리 금붕어도 그림에 자주 나온다. 그림 전반의 번진 듯한 눈물 자국은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작가의 눈물이라고 한다.
마츠모토 시오리 (Matsumoto Shiori)
교토 사가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마츠모토 시오리는 초현실주의, 상징주의, 현대 일러스트레이션, 일본 서브컬쳐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후코 우에다처럼 어린 시절 집단 따돌림과 성폭행을 당했으며 역시 그러한 상처가 작품에 반영되어 있다. 일본 작가이지만 등장하는 소녀들은 모두 뚜렷하게 서양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의 그림에서 화장이나 가면은 자신의 의지는 상실한 채 타인의 잣대에 맞추는 존재가 되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한 날개나 새는 순수함이고 물은 절망을 나타낸다고 한다. 다친 소녀들은 성폭행 피해를 은유한다. 작품은 모두 캔버스에 그린 유화이다.
그림에서 소녀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를 마츠모토 시오리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내가 소녀를 주요 모티프로 하는 이유는 ‘소녀’라는 단어적, 내적 이미지에서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듯한 묘한 상징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그 소녀가 상상하는 마음속에 숨겨진 색다른 공상 세계, 살아 있는 몸인지 인형인지 알 수 없는 것 같은 애매한 존재감, 멜랑콜리한 모노드라마와 같은 것을 그리는 것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