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루크의 전성기 모습

최근엔 개성 강하고 악명 높은 역할로 주로 알려진 배우 미키 루크는 한때 섹시한 이미지로 잘 나가던 배우였다. <바디 히트> <나인 하프 위크> <엔젤 하트> 등 당시 이슈였던 영화에서 단역으로 시작하여 주연으로 짧은 시간내 발돋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심취했던 복싱에 대한 미련 때문에 영화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접고 전문 복서로 활약하면서 마음도 몸도 다 망가졌다. 아마추어 전적 27승 3패라는 화려한 기록도 있지만 두 번이나 실신 KO패가 있을 정도로 타격이 컸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프로 복서로 전향한 그는 할리우드에서 잊혀가는 인물이었다. 알코올과 마약에 빠진 그는 아내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며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계기가 된 영화가 <씬 시티>이다.

<나인 하프 위크> 스틸컷

영화 <나인 하프 위크>(1986)는 미국에서는 크게 성공을 못 거뒀지만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미키 루크를 당대 최고의 섹스 심볼로 떠오르게 했다. 사실 내용이나 영화 자체의 수준은 크게 뛰어나지 않았지만 그가 스타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확실히 도움을 준 영화이다. 상대 배우이자 이미 이름이 알려졌던 킴 베이싱어보다 미키 루크를 위한 영화였다.

<엔젤 하트> 스틸컷

알란 파커 감독의 <엔젤 하트>(1987)에서 그는 행방불명된 사람을 뒤쫓는 사립 탐정 역할을 맡았다. 오컬트 분위기의 공포영화인 이 영화는 부두교와 악마에 대한 얘기이다. 로버트 드니로가 악마의 역할로 나오며 미키 루크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나약한 탐정 역할을 매우 훌륭히 해냈다. 그러나 잔인한 장면의 과다, 근친상간 등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으로 인해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이 영화의 근친상간 부분은 후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에 영향을 준다.

<와일드 오키드> 포스터

<와일드 오키드>(1989)는 한때 에로영화 감독이었던 잘만 킹의 작품이다. 영화에서의 정사신이 실제였다는 소문이 있다. 영화에서 만난 배우 캐리 오티스와는 후에 결혼까지 하지만 결혼 생활은 폭력으로 얼룩졌다고 한다. 미키 루크는 이 영화를 찍고 2년 후에 복싱으로 전향하면서 얼굴과 몸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는 1995년 복싱에서 은퇴했으나 후유증으로 인해 성형수술을 하면서 예전 섹시한 미남 배우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진다.

<씬 시티> 스틸컷

<씬 시티>(2005)는 그에게 있어서 구세주 같은 영화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의 변신으로 다시 한번 할리우드에서 설 자리를 마련한다. 추악한 괴물 ‘마브’ 역할을 맡았는데, 마브는 욕을 입에 달고 잔혹한 짓을 하는 괴물이지만 하루를 보낸 여성에게는 순정을 다하는 인물이다.

<레슬러> 스틸컷

<씬 시티>에서 컴백을 알린 미키 루크는 2009년 개봉한 <레슬러>에서 빛나는 연기를 선보이며 할리우드에 완전히 다시 자리 잡는다. 그는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남우 주연상을 받았고,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후보로 올라서며 그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로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아이언맨2> 스틸컷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이언맨2>에서는 단순하지 않고 깊이 있는 악당을 연기하고 싶었던 미키 루크와 단순한 캐릭터를 원했던 마블 스튜디오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그가 연기한 위플래쉬라는 악당이 나오는 장면이 상당 부분 잘려나갔다고 한다. 맡은 배역을 위해 러시아 감옥에서 체험하는 등 많이 노력한 미키 루크가 분노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남은 장면에서는 그의 뛰어난 연기로 역할을 잘 살려내었다는 평이다.

사진 출처 ‘lifestyleoftoday’ 

위의 사진은 전성기 모습을 되찾고 싶다며 다시 수술대에 오른 미키 루크의 모습이다. 곧 ‘프리티’해질 거라며 좋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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