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는 옛날부터 황새가 하얀색 보자기에 싼 아이를 물고 문간에 배달한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지금도 ‘황새가 방문했다’는 말은 아이를 낳았다는 의미의 관용적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삼신할머니가 아이를 점지한다는 오랜 전설과 일맥상통한다.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아기배달부 스토크>(2016)의 한 장면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한국계 이민 2세 애니메이터 피터 손(Peter Son, 한국명 손태윤)은 ‘아기 배달부’ 황새를 모티프로 단편 <Partly Cloudy>를 제작하였다. 생명을 잉태하는 구름은 아기뿐만 아니라 아기 악어, 고슴도치, 심지어는 전기뱀장어를 만들어 이를 배달하는 황새를 난처하게 한다.

단편 애니메이션 <Partly Cloudy>(2009)

자신이 감독한 첫 장편영화 <굿 다이노>가 개봉한 2016년 한국을 방문했던 피터 손 감독은 캘리포니아 미술 명문 칼아츠 아트스쿨(CalArts)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월트 디즈니와 워너를 거쳐 2000년부터 픽사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다. <니모를 찾아서>(2003), <인크레더블>(2004)의 스토리보드 작업을 거쳐 2015년에는 <굿 다이노>로 감독 데뷔하였다.

피터 손 감독(좌)은 영화 <업>(2009)의 아시아계 소년 ‘러셀’(우)의 실존 모델이다

피터 손 감독의 작품은 대사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영어가 약한 어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면서 자란 그는, 대사 없이도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하는 애니메이션에 매료되었다. 현재 픽사에서 18년째 애니메이터로 재직하고 있다.

<굿 다이노> 개봉 당시 모국을 찾은 피터 손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