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Dog Hands>

2017ㅣ감독 매트 레이놀즈ㅣ7분

손가락이 끊임없이 자라나는 여자가 있다. 그는 끔찍한 외모 때문에 종일 방에 틀어박혀 지내며 눈물을 흘린다. 방에서 한 발짝 나오지 않는 그를 동네 사람들은 ‘핫 도그 핸즈’라며 비웃고 놀린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이한 딜레마에 시달리는 그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단편 애니메이션 <Hot Dog Hands>는 남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는 치명적인 외적 결함을 지닌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로테스크하게 그린다. 인간은 누구나 결함을 안고 살지만, 이를 포용해주지 않는 사회환경에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애니메이션은 단지 남들과 다르고 별나다는 이유로 무언의 비난을 받아야 하는 부조리를 과장된 설정으로 풍자한다.

주인공은 결국 방에서 탈출해 자신을 가치 있게 대해주는 무리를 만나 사랑받는 행복한 결말을 맺지만, 이 또한 어딘가 현실 아닌 환상 같은 찝찝함을 낳는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은 손가락이 한없이 자라나 컴퓨터 키보드조차 누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사랑받지 못하는 어떤 존재에 대한 연민이 가득 묻어 있는 이 애니메이션은,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애니메이터 매트 레이놀즈(Matt Reynolds)가 만들었다. 그의 그림은 어딘가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감상을 남긴다. 붉은 계열로 톤을 맞춘 색채와 흐릿한 인물, 기괴한 행동들. 다소 무서운 분위기지만, 동시에 쉽게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강렬함과 몰입감을 안긴다.

2017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 단편 부문, 앤아버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비롯한 다수의 영화제에 입상하고 30개가 넘는 영화제에 초청 상영된 작품이다.
매트 레이놀즈의 다른 작품은 그의 비메오 채널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Matt Reynolds 비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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