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언론의 예상을 뒤엎고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며 성대모사 패러디 열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할리우드나 인터넷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후보 시절부터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 패러디 내용도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존 디 도메니코는 12년째 트럼프 성대모사를 하는 전문배우로, 하루에 6~10건의 섭외 요청이 들어온다고 한다

정치 패러디로 유명한 NBC 프로그램 SNL(Satellite Night Live)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거물이자 사교계 명사이던 1988년부터 일찍이 그에 대한 패러디를 시작했다. 2016년 후반 대통령 선거 유세전이 치열할 무렵, 열혈 민주당원이던 유명 배우 알렉 볼드윈(Alec Baldwin)이 패러디에 나섰다가 인기를 얻자 SNL이 그에게 고정 코너를 맡기며 SNL의 다섯 번째 트럼프 패러디 전문배우로 등장했다. 그는 패러디 연기로 2017년 에미상을 받는 진기한 기록을 낳았다.

<SNL> 패러디의 한 장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나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패러디도 자주 등장한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에 출연했던 알렉 볼드윈은, 트럼프 패러디 전문배우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죽 패러디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완전히 왜곡되었고, 웃기지도 않고, 특히 볼드윈의 패러디는 최악이다.”라거나 “NBC 뉴스도 나쁜데 SNL은 NBC에서 가장 나쁘다.”라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SNL의 구성작가 한 명이 자신의 트윗에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아들에 대한 음해성 메시지를 올렸다가 거센 역풍이 불며 직무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ABC 프로그램 <The View>에서 진행한 트럼프 패러디 배우 콘테스트

알렉 볼드윈의 패러디에 대한 비난도 만만찮다. 단순한 풍자 코미디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을 미워하는 데서 기인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방송뿐만 아니라 정치적 집회나 이벤트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성대모사가 성행이니, 트럼프 대통령 패러디 전문배우들은 앞으로도 쭉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두둑한 수입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DC의 집회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패러디 전문배우(2017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