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brain>

2018ㅣ감독 Mabel Yeㅣ2분

매일 똑같은 시간대, 똑같은 버스에 타는 남녀가 있다. 여자를 몰래 짝사랑하는 남자는 여자가 독서를 하거나 낱말퀴즈를 풀고, 커피를 마시며 LP를 듣는 등 행동들을 힐끗힐끗 관찰하고 남몰래 따라도 해본다. 이따금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지만 남자가 할 수 있는 건 땀을 삐질 흘리며 어색하고 수줍은 손 인사를 건네는 일이 전부다. 순애보 남자의 짝사랑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Short Animation <Beautiful Brain>

창밖의 계절이 바뀌고 옷차림이 스웨터에서 반팔로 바뀌는 시간 동안에도 남자의 시선은 늘 한곳을 향한다. 그는 요령을 피워 여자의 시선을 끌거나 억지로 말을 걸어보려 상대방을 푸시하지도 않는다. 그런 남자의 행동은 어리숙해서 더 귀엽고 애틋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너무나도 무관심한 여자의 반응에 살짝은 시무룩해지려는 찰나, 드디어 여자도 남자를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단편의 끝자락, 서로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취미를 공유하는 두 사람의 어여쁜 모습은 어쩔 수 없이 흐뭇한 미소를 유발한다.

이 무해하고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은 캘리포니아 미술 명문 칼아츠 아트스쿨(CalArts)에서 애니메이션학을 전공하는 Mabel Ye가 만들었다. 무심하게 슥슥 그려낸 듯 편안한 그림체는 화려하진 않지만 소소한 행복감으로 충만한 애니메이션 속 스토리와 완벽히 어우러진다. 여기에 본인이 직접 만들고 부른 포근한 기운의 배경음악은 2분 남짓의 영상 내내 깔리며 애니메이션의 따듯한 분위기를 배가한다. 어딘가 차분하고 행복한 마음을 샘솟게 하는 Mabel Ye의 작품들을 그의 공식 비메오 채널에서 모두 만나자.

 

Mabel Ye 비메오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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