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Wor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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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계 아버지와 아일랜드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특한 마스크를 소유한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일찍이 11살부터 모델 일로 커리어를 시작해 10대 후반부터 몇몇 TV 드라마에서 조연, 단역으로 출연하며 전업 연기자로 전향했다. 19살인 2004년 <퀸카로 살아남는 법>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한동안 주인공 친구 ‘전문배우’로 활약하며 크지 않은 비중에 머물렀지만, 한번 보면 결코 잊히지 않는 또렷한 마스크로 매번 주연 배우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왼쪽부터 <클로이>(2009), <레드 라이딩 후드>(2011), <인 타임>(2011) 스틸컷

그런 그의 존재를 대중들에게 보다 강하게 각인시킨 작품은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2008)다. 영화에서 그는 메릴 스트립의 사랑스러운 딸 ‘소피’를 생동감 있게 연기하며 빛나는 금발과 맑은 푸른 눈, 인형 같은 외모로 로맨스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입성했다. 이어 <클로이>(2009), <디어 존>(2010), <레터스 투 줄리엣>(2010) 같은 작품에 출연하며 특유의 예쁘고 신비로운 매력을 계속해서 다져가던 그는, 한정된 이미지에만 머무르지 않고 스릴러와 액션(<레드 라이딩 후드>(2011), <인 타임>(2011)), 코미디(<빅 웨딩>(2013), <위아영>(2014))로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색깔의 연기가 가능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열었다. 한편 그는 영화 속에서 자신이 스토리의 중심이 되기보다, 주로 핵심 인물들의 주변에 머무르며 그들의 삶을 든든히 서포트하는 조력자의 얼굴로 자주 관객을 찾았다. 그의 묵묵한 연기가 빛나는 영화 4편을 만나자.

 

<맘마 미아!>

Mamma Mia! | 2008 | 감독 필리다 로이드 | 출연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아만다 사이프리드

미혼모와 그 딸의 결혼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스토리, 곧 이전 시대에는 이야기의 중심으로 부각되기 어려웠던 중년 여성의 삶을 밝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맘마 미아!>의 이야기는 시대를 앞서간다. 영화는 딸 ‘소피’가 결혼식 전에 아빠를 찾아 나서는 하루 동안의 해프닝을 따라가지만, 사실상 흘러가 버린 과거의 사랑을 실현하는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당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소피 역을 따낸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메릴 스트립, 피어스 보로스넌, 콜린 퍼스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는 태도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영화에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레터스 투 줄리엣>

Letters To Juliet | 2010 | 감독 게리 위닉 |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크리스토퍼 이건,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 무대인 이탈리아 베로나로 날아간 로맨스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에서도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헤어진 지 50년 된 노커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자처한다. 그가 연기한 인물은 잡지사 <뉴요커>의 자료조사원으로 일하는 작가 지망생 ‘소피’. 약혼자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 그는 우연히 50년 동안 담벼락에 숨겨져 있던 ‘클레어’(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의 러브레터를 발견하고 50년 전 헤어졌던 클레어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함께 한다. 이탈리아 곳곳을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온갖 실패와 좌절에 부딪히지만, 무모하리만큼 용감하고 낙천적인 마인드로 가득 찬 소피의 얼굴은, 아만다 사이프리드 특유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맞물리며 좋은 시너지를 냈다.

 

<위아영>

While We're Young | 2014 | 감독 노아 바움백 | 출연 벤 스틸러, 나오미 왓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담 드라이버

모든 것을 가졌지만, 단 하나 부모가 되는 행복을 누리지는 못한 ‘조쉬’(벤 스틸러)와 ‘코넬리아’(나오미 왓츠) 부부는 우연히 자유로운 영혼의 힙스터 커플 ‘제이미’(아담 드라이버)와 ‘다비’를 만나 그동안 잊고 살았던 젊음의 에너지와 열정을 맛본다. 이들은 점차 20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동화되어 그들의 삶에 매료되지만, 영화의 반전은 여기서부터다. 조쉬는 제이미의 첫 영화를 보고 심각한 자격지심에 빠지고, ‘노력’한다고 해서 결코 좁혀지지 않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젊음의 가치와 의미, 나이듦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태도에 대해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영화에서 능글맞고 어쩐지 얄미운 구석이 있는 제이미의 여자친구 ‘다비’로 분해 역할에 부합하는 몫의 연기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담백하게 해낸다.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The Last Word | 2017 | 감독 마크 펠링톤 | 출연 셜리 맥클레인,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쥴 리 딕슨

고집스럽고 까칠한 성격 때문에 홀로 남겨진 노인이 있다. ‘해리엇 롤러’(셜리 맥클레인)는 과거 빛나는 업적을 쌓아 올린 광고 에이전시 보스였지만, 지금은 은퇴한 후 홀로 외로운 노년을 보내는 인물이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신문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사망기사를 접하고, 인생의 완벽한 엔딩을 위해 사망기사 전문기자 ‘앤’(아만다 사이프리드)을 고용한다. 영화는 이들이 완벽한 사망기사를 작성하기 위한 4가지 요소를 찾아 나서는 다소 예상 가능한 전개를 펼쳐내지만, 마냥 뻔하고 진부하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맨몸으로 부딪히며 얻어낸 해리엇의 지혜와 해학이 문득 마음을 후벼 파고,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살아내지 못했던 앤이 외면했던 자아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더해져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그간 <맘마미아!>, <레터스 투 줄리엣> 등 영화를 통해 유독 메릴 스트립,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같은 대배우들과 투톱 주연을 자주 맡아온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이번에도 셜리 맥클레인과 차분한 연기 호흡을 쌓아가며 극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The Last Wor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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