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발랑시엔에 위치한 컴퓨터 그래픽 전문학교 스핀포콤(Supinfocom)에서는 4년 차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작품 아이디어를 발표하게 하고 마지막 5년 차에 졸업작품으로 제작하게 한다. 이를 위해 다섯 명의 학생들이 프로젝트팀을 이뤄 아이디어 구상에 들어갔다. 이들은 프랑스에서 전해지는 해양 전설에 착안했다. Crabe Phare 라는 거대한 게가 등대로 배를 유인하여 난파선을 수집품으로 모은다는 전설이었다. 이들은 4개월에 걸친 사전 프로덕션을 완료하고 제작에 들어갔다. 스케일과 디테일이 모두 필요한 스토리 때문에 본 제작에는 8개월이 소요되었다.

<The Legend of the Crabe Phare>

어린 시절부터 난파선을 모으는 전설 속의 게 Crabe Phare는 수집품이 늘어감에 따라 몸집도 점차 거대해진다. 많은 수집품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은 병에 넣어두고 각별히 아낀다. 하지만 이제 그는 마지막 수집품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늙고 병들었다. 사람들은 그의 등 위에 도시를 건설하면서 그의 마지막을 앞당긴다. 가장 소중하게 여기던 수집품이 깨지는 것을 보면서 거대한 게의 신화를 마감한다.

Crabe Phare의 그래픽 디자인

다섯 명의 학생은 장대한 스토리 덕분에 제작 과정이 몹시 고되었다고 토로했다.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엄격한 스케줄링으로 팀원들의 작업을 관리했고 끈끈한 팀워크 덕분에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 작업의 결과가 각종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는 순간 뿌듯함을 느꼈고,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 기술 컨퍼런스인 시그래프(SIGGRAPH)를 비롯해 각종 환경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그들의 고생은 충분한 보상이 되었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본 한 어린이가 ‘게’를 그린 그림을 선물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Crabe Phare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