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어린이날 온라인에 발표된 뮤직비디오 ‘This Is America’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일주일도 채 안돼 6천만 조회수를 넘어서고 있다. 도널드 글러버(Donald Glover)라는 본명으로 미드 <애틀랜타>(2016)에 제작자와 주연으로 참여하며 에미상과 골든글로브를 수상하고, 차일디쉬 갬비노(Childish Gambino)라는 예명으로 가수와 DJ로 활동하며 올해 영화 <겟아웃>(2017)의 삽입곡 ‘Redbone’으로 그래미를 수상한 그는, 실로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다. 그는 <애틀랜타>의 감독 히로 무라이(Hiro Murai)와 함께 은유의 메시지로 가득 찬 뮤직비디오 한편을 공개하며 미국 전체를 들썩거리게 하고 있다.

차일디쉬 갬비노 ‘This Is America’ 뮤직비디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뮤직비디오에 대한 논평과 해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의 독특한 댄스 장면이나 사격 자세가 짐 크로(Jim Crow)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짐 크로는 1830년대 초반 미국에서 유행하던 민스트럴쇼의 남부 출신 흑인을 지칭하던 캐릭터 이름이다. 1828년 ‘Jump Jim Crow’를 히트시킨 배우는 영국 출신의 백인 토마스 다트머스(Thomas Dartmouth)였다. 백인이 흑인 분장을 하고 백인 관객을 대상으로 흑인을 조롱하는 광대극을 유행시킨 것이다.

짐 크로의 댄스 자세와 뮤직비디오 속 사격 자세를 비교한 사진

그 후 짐 크로는 인종차별 정책의 상징적인 용어로 자리 잡았다. “분리되었지만 평등하다(Separate but equal)”는 1896년 연방법원 판결로 남부의 주 의회들이 입법한 흑백 분리법을 통틀어 짐 크로법(Jim Crow laws)이라 부른 것이다. 이는 1964년 민권법이 통과될 때까지 흑백 간의 분리와 차별을 가져온 법적 근거로 남용되었다. 차일디쉬 갬비노의 뮤직비디오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흑백차별을 정당화한 짐 크로법이 폐지된 지 반세기가 흐른 지금, 여전히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주의를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다큐멘터리 <The Rise and Fall of Jim C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