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있을 것이 여기 있을 때 묘한 불편함이 피어난다. 여기 있대서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이상하게 거슬리고 자꾸 떠오른다. 아티스트 Gab Bois의 작품은 그 불편함에서 출발한다. Gab Bois는 캐나다 몬트리올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이자 화가로, 제 몸을 캔버스 삼아 어떠한 이미지를 창조한다.


Gab Bois의 사진엔 익숙한 것들이 낯선 모습으로 놓여 있다. 공존하리라 상상조차 못 했던 물체들이 한 프레임에 담긴 모습은 어색하고 불편하지만, 계속 보고 싶다는 욕망을 슬그머니 불러일으킨다.


또한 그는 작은 것을 확대하는 데 능하다. Gab Bois의 사진에선 눈알, 치아, 귓불이 프레임을 가득 채운다. 굳이 자세히 보려 않던 것들이 거대한 이미지가 되어 눈앞에 나타날 때, 보는 이는 본능적으로 불안과 거북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 감정은 곧 알 수 없는 호기심과 쾌감으로 뒤바뀐다.


Gab Bois의 독특한 스타일이 평범한 카메라를 사용한 데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재미있다. 그는 할인 점포에서 P&S 카메라(Point and Shoot Camera, 소위 콤팩트 카메라나 똑딱이로 불린다)를 구해 찍기 시작했고, 값싼 카메라로 해낼 수 있는 최선을 찾던 중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게 된다.


Gab Bois는 아버지가 언제나 집과 마당 여기저기 그림을 그린 덕에 예술을 보는 여러 시각을 배우면서 자랐다. 이후 아트스쿨에서 비주얼 아트를 공부하긴 했으나, 당시엔 사진 수업을 따분하게 느꼈으며 순수미술에 심취했다. 하지만 그에게 학교는 작업에 대한 기본을 다지게 해준 고마운 곳이기도 하다.


디스토피아 영화, 걸 파워(Girl Power), 상어 습격 비디오에 관심이 많다는 19살 아티스트에겐 세상 모든 것이 영감이 되는 듯하다. 그는 어떤 현상을 풍자하려고 작업하기도 하지만, 그저 흥미로운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Gab Bois는 막연한 발상을 실체화한 후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걸 즐긴다. 그는 사람들이 기묘한 감정에 휩싸이도록 만들기를 좋아하며, 모든 이가 자신의 작품을 다르게 느끼길 바란다.

Gab Bois의 인스타그램 피드 @gabbois

이제껏 인스타그램 피드가 그의 갤러리였다. Gab Bois의 강렬한 이미지들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순식간에 퍼졌다. 그러나 그는 ‘이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예술가의 의미를 자문하며, 단순히 ‘인스타그램 아티스트’로만 언급되기를 거부한다. 이제 Gab Bois는 작품을 머천다이즈로 만들어 판매하고, 개인전을 기획하면서 휴대폰 밖으로 걸어 나올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당차게 말한다. 당신은 곧 여기저기서 나를 발견하게 될 거라고.

기사에 싣지 못한 Gab Bois의 매혹적인 작품과 센스 넘치는 코멘트를 인스타그램에서 모두 볼 수 있다.

 

Gab Bois 인스타그램 
Gab Bois 홈페이지 

 

본문과 메인 이미지 ⓒGab Bois, 출처 ‘Gab Bois’ 인스타그램

 

Editor

김유영 인스타그램